길 위의 시대
장윈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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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대하면서 순수한 영혼과 사랑,고결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을 자아내게 함을 느낀다.또한 현대화,산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거대 도회지의 이미지보다는 먼지 풀풀 나는 시골(향진)의 모퉁이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을 나누고 체취를 남기고 인간적인 사랑을 오롯이 남기며 보다 나은 삶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가는 이야기가 전개됨을 느끼게 된다.또한 물질적인 요소보다는 인간이 갖고 있는 순수한 마음과 영혼이 강하게 뇌리에 남게 된다.

 1980년대 중국은 시인들이 넘쳐 나고 숭앙 받으며 흠모의 대상이었던거 같다.그들이 많은 군중 앞에서 낭송하고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체가 되었던거 같다.그중에 망허라는 시인과 대학 졸업을 앞둔 천샹은 시 낭송회에서 만나 우연찮게 시인의 친구 방에서 몸을 섞게 되고 다음날 홀연히 망허는 사라지며 천샹의 마음 속에는 망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남게 되는데 그에게서 자식 하나를 얻게 된다.

 시를 쓰는 백수,망허는 대학원생 예러우를 명부터 근대까지의 400여년간의 인구 이동 조사차 현지답사 가운데 만나게 되면서 그들은 티없이 맑은 자연과 물을 바라보면서 갖은거 없어도 서로의 마음이 맞게 되고 예러우는 자궁외 임신을 하게 되면서 잘못되어 결국 세상을 뜨게 되면서 망허는 또 다시 어디론가 구름처럼 흘러가게 되고 종적을 감추게 된다.

 천샹은 망허와의 사이에서 낳은 샤오촨을 위해 정성을 다해 키우지만 마음 속에선 진짜 아버지 망허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이 죽게 되면 남는 샤오촨에게 친부를 알리기 위해 장문의 편지를 쓰고 아랫집 밍추이에게 남기게 되고 한 번 실연을 당한 라오쩌우를 만나면서 마음을 다잡아 살아가려 하지만 망허에 대한 미련은 식을 줄 모른다.

 "만약 내가 먼저 죽는다면...당연히 내가 먼저 죽겠지만...내 묘비에 이렇게 써줘.순수한 사람이 이곳에 길게 잠들다.살다가 가고,사랑하다 가고,열정을 쏟아놓고 갔다...라고 

 
라오쩌우가 천샹에게 아무리 잘하고 가정을 지키려고 하지만 망허에 대한 천샹의 그리움은 깊어만 가고 라오쩌우와 잠자리도 같이 안하고 결국 둘은 이혼을 하게 되며 천샹은 황금의 땅 중국 남부의 도회지로 일자리를 찾으러 가게 되고 망허 역시 돈이 되지 않는 시작을 접고 사업을 찾으러 러시아로 향하게 된다.

 나라마다 시대마다 사조가 다르고 분위기가 다르지만 1980년대의 시인들이 득세했던 중국의 유랑 시대를 걷다 자본주의의 물질 문명을 찾아 황금기지로 떠나는 두 주인공들을 보게 된다.천샹과 망허 둘은 중국의 지식인으로서 순수한 사랑,영혼을 간직한 한 그루 청초한 나무와 같은 존재였음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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