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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 - 브라운아이즈 윤건의 커피에세이
윤건 외 지음 / PageOne(페이지원)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가수 윤건의 ’어쩌다’노래를 즐겨 듣고 필링곡으로 사용했던 적이 있다.윤건의 부드러운 외모와 뚝심있는 가창력에 커피와 사랑과의 관계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윤건이 만난 세 여인 모두가 청순하면서 개성 넘치는 관계였다.그녀들과의 만남,달콤한 순간들,헤어짐 속에는 자연스레 그가 예찬하는 커피들이 등장한다.커피는 분명 사람과 사람과의 사이를 매개해 주는거 같다.커피의 종류도 수 십가지,다양한 커피의 종류,맛과 향기에는 커피가 은은하고도 달콤하며 시크하게 주문하는 당사자의 마음을 형용이라도 할 거처럼 커피는 사랑에게 분명 이름모를 메시지를 던져 주는거 같다.
현재의 아내와는 눈이 내리던 겨울 날,한적한 소도시 카페에서 만났다.그 당시엔 지금처럼 아메리카노부터 카푸치노등 커피의 종류가 많지 않았던 고전적인 커피였다.창가에 하늘하늘 휘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면서 분위기에 취하고 아내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여 내 마음을 휘어 잡았는지 모르겠다.그리고 뚜벅뚜벅 계단을 내려 오면서 목에 두른 스카프가 시선을 잡았는지 두 번,세 번 만날 때마다 스카프가 좋았고 가끔 스카프 선물을 하곤 하는데 그 때 좋았던 스카프의 모습 이야기를 할때면 그랬었나?하고 회심 비슷한 미소를 짓곤 한다.
연인이 되기 전에 누군가에게 끌리고 설레며 사랑을 만들어가며 빛바랜 추억 속의 사랑의 이야기를 머리 속에 떠올릴 때에는 으례 입을 축여 주고 눈을 맞추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차와 음료인데,저자 윤건은 커피를 그렇게도 애호하고 애찬하며 레시피까지 줄줄 외울 정도록 깨알처럼 만드는 법을 소상하게 들려주고 있다.무려 24가지의 커피 맛,커피와 개성,커피가 누군가에게 들려줄 사랑의 메시지까지...
개인적으로는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쌉사래하면서 향기로운 온갖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아메리카노’가 좋다.경우에 따라서는 각설탕을 넣어서 음미하기도 하지만 그냥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좋은데 부담이 없고 순수해서 좋아하게 된거 같다.
사랑은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성숙해 나가며 시들어가는 인생마냥 설레임 속에 사랑이 싹트고 뜻모를 사연을 감추고 사라지는 이슬같은 슬픈 이별마저도 커피는 둘 관계를 잘 알고 있는거 같다.
달콤하면서도 쌉사레하며 거품 속에 향을 띄우는 한 잔의 커피가 사람의 마음을 읽어 주고 소원했던 관계를 원상태로 복원시켜 주는 마력이 있음을 읽었다.사랑했던 사람과 꼭 마주하고 싶은 존재,커피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