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골짜기
김원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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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골짜기’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공기의 흐름이 을씨년스럽고 매섭고 그다지 포근함이 없는 황량함이 느껴졌다.이 작품은 한국전쟁시 한국 남부지방으로 진격하다 퇴각위기에 몰린 북한군 2개사단이 전남.북및 경남 거창방면으로 후퇴하면서 벌어지는 전쟁이야기로서 이념과 사상,공포와 죽음,생존을 위한 불꽃튀는 각축장등으로 생사의 도가니로 몰린 양민들의 움추림등을 읽어 갈 수 있었다.


  경남 거창 신현면 일대를 배경으로 , 빨치산들의 산속 생활과 문한득 가족및 신원면 부락 주민들의 얘기가 양대줄기로 나뉘면서 이루어진다.문한득은 신현면 사람으로 지역사정에 밝고 젊고 패기있는자로서,빨치산들 속으로 진입하게 되며, 그 곳에서 공산주의 적화통일이라는 숭고한 이념 기치하에 게릴라 활동을 하게 되고,동생 문한돌은 멀치에서나마 형의 안녕무사를 빌고,와중에 신현면에 들이 닥친 국군에 의해 주민들이(어린이,부녀자,노약자등)공비들에 의해 빨간 물이 들었지 않았나하고 집단 처형을 당하게(물론 국군수뇌부의 지시가 있었겠지만) 되지만,문한돌은 부인이 해산기미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본능적으로,애젊은 국군의 도움으로 폐가에서 자신의 조력하에 아이가 태어나고,문한돌 가족은 국군들의 미친듯한 학살의 소강상태를 틈타 가까스로,공포의 도가니에서 빠져 나가는 이야기이다.


 6.25라는 한국전쟁은 민족상잔의 한 켠에 잊힐 뻔한 ’거창양민학살사건’을 이 작품에서 서사적이며 인간적인 휴머니즘을 엿볼 수 있었던 작품인거 같다.거창및 산청이라는 그리 넓지 않은 공간속에서,작가가 내뱉는 생생한 토속어및 사투리 사용이,오히려 인간적이고 살고 봐야한다는 처절함이 배가 되었던거 같다.하물며 아무런 이념도 사상도 없는 순진무구한 양민들을 빨갱이라는 사상의 올가미 속으로 몰아넣고,’빨갱이’일거다는 식으로 간주하고 만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후세에 사는 사람으로서 불행하고 안타까운 아이러니가 아닐까 자탄해 봅니다.지하에서 풀리지 않은 원혼들을 위해서라도,이념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가를 알리기 위해서라도,이 작품을 많은 이들이 읽고,바르게 역사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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