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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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부터 공간적 배경이 비가 온 뒤의 웅덩이,분뇨에 고여 썩어 가는 오수,짐승의 사체 냄새등으로 이 글이 전개될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나도 익히 알고 있던 오대양 사건을 알듯 말듯 풀어 내는 듯하면서도 중간 중간 필름이 끊기듯 사건의 해결 과정이 선명하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면서,주인공 '나'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설정등이 과연 A(천사,아마조네스)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다 읽고 나서도 남는게 없다.솔직한 느낌이다.

 1960년대 경제개발이 일어나기전부터 '신신양회'는 지역 경제발전과 지역민들의 가정경제에 크게 보탬이 되고.수많은 인부들을 먹이기 위해 공장 안의 식당에선 젊은 아줌마들의 부식 나르기,밥짓기등으로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과 배움없고 거친 젊은 남정들의 육담,남녀간의 우연찮은 몸섞기등으로 원치 않은 아이가 생기고,그러한 환경하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제대로 된 인성과 교육을 받았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다.

 1980년대 중반 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민간 공예 공장까지 생기고 여기에 들어가는 자금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나의 엄마는 성상납도 하고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뜨거운 여름날 공장의 기다란 다락방에선 24명의 변사체와 목졸라 죽은 삼촌,그곳에서 간신히 살아 남은 나는 신신양회의 역사부터 엄마의 뒤를 이어 살아가야 하는 무의식 속의 책임감마저 배어 있었다.

 내 기억으로도 오대양 사건은 광신도들의 배타적 살인과 이에 가책을 느껴 자살한 사건으로 종결되었던 것이 '신신양회'쓰레기 시멘트 사건과 결부되어 이 작품이 쓰여질줄이야...죽은 자들은 말이 없고 이것을 증명해 줄 증거도 없다.

 결국 신신양회는 아무도 인수하지 않게 되고 포연이 지나간 자리에 잡초와 녹슨 방탄모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처연함만 느끼게 한다.'나'의 엄마처럼 나는 살 자신이 없는 평범하면서도 소박하며 평화를 꿈꾸는 사람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드넓은 시멘트 회사,물,불,아녀자,남정네들이 여름날 사랑,우정,육담등을 주고 받으며 원초적인 삶을 살다간 앞세대들을 생각해 보며,요즘 젊은이들의 성관계,결혼관등을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내겐 아마조네의 A에 가까운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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