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탐하다 - 무심한 듯 뭉클하게
김상득 지음, 최수진 그림 / 이미지박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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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를 했든 중매를 했든 서로가 백년해로의 가약을 맺고 하나의 부부가 되어 한 지붕 한 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을 함께 하노라면 미운정 고운정이 쌓일 수밖에 없는게 우리네 인생이요 부부간의 삶이 아닐까 싶다.

 남편이 바라본 아내,남과 여의 생리적,의식적인 세계는 다르지만 말 한마디,잘못된 행동,세세한 배려의 결여등으로 사랑하는 아내의 심기를 건드리고 토라지며 냉전으로 이어지는 것도 있을 수가 있다.

 건강미와 웰빙,의복등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아내는 상황에 따라 입는 옷,신고 다니는 신발,액세서리등에 머리가 아플 정도로 신경을 쓰고 중요시 여긴다.이에 비하면 남편은 단순하면서도 니트하고 캐쥬얼하면서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편이라 간혹 몸치장으로 보이지 않는 갈등과 의견 차이로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고 본다.

 아내는 아무래도 여자이다보니 작고 섬세한 것을 좋아하는지라 눈에 띄는 신상품이 나타나면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고 갖고 싶은 충동심리에 안달이 나기도 하고,남편과 상의를 하든 독단적으로 결정하든 꼭 갖고야 말겠다는 심리도 있다.일종의 과시이고 소유욕의 발로라고 생각이 든다.

 이 도서는 저자가 부인과 겪어 왔던 생활담이다 보니 일반인의 생각과는 미미하든 확연하든 생각이나 감정의 차이가 나는 면도 엿볼 수가 있지만 일반론으로 들어가면 거의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공감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었으며,내가 저자보다 나은 부분도 있으며 조금은 더 아내를 위해 힘써야겠구나 하는 반성도 있었다.그래야 늙어 힘이 빠지고 기댈 곳은 아내밖에 없고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같이 있어줘야 할 대상은 역시 아내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젊은 시절의 부부관계는 낭만이고 환상일지 모르지만,나이가 듦에 자식 교육,경제 문제,인간 관계,챙겨야 할 친인척 경조사등으로 신경 쓸 일이 많아지리라 생각이 든다.평소에 부부라는 아름다운 명제하에 자주 얼굴을 보면서 의논하고 해결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남편은 바깥 생활,일터에서의 인간 관계와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심신이 고달플지도 모른다.집에 오면 반갑게 맞아 주고 힘들었다고 다독여 주는 아내가 있는가하면 바가지라도 긁는다치면 '왜 살아야 하지?'라는 회의감도 들 것이다.남편 또한 바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밀린 숙제마냥 집안으로 들고 올 일은 아닐 것이다.훌훌 털어 버리는 마음 씀씀이가 필요하고 소양이 부족하면 부단이 연마해야 할 것이다.

 남편은 사회적 위치,지위,자존감을 따지고 내세우지만 아내는 남편과의 관계,친밀,소소한 이야기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며,그것으로 사랑의 보상과 남편과의 속궁합을 쌓으려 한다.비록 바깥에서 힘들고 고단할지라도 아내의 잔소리,심부름 달게 받도록 마음의 훈련을 해야 하리라 생각이 든다.아내는 연약하고 눈물이 많은 개체이지만 남편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려 하고 확인하고 싶으며 기대고 싶은 유일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아내를 보는 시각과 생각이 다르겠지만,연애 시절 달콤하면서도 함께 한 세상을 살아 보자는 굳건한 의지와 약속을 되새기고 깨지 않는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둘도 없는 천상의 '잉꼬 부부'로 거듭 나지 않을까 마음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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