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트립 : 그 두 번째 이야기
장연정 지음, 이지예 사진 / 북노마드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두들 쫓기듯 분주하게 산다.정신이 없을 정도의 일상의 연속 속에 근심과 걱정,갈등,스트레스,순간의 행복만이 있을 뿐인 삶을 털어 내고 떠나는 여행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내가 지녔던 온갖 이기심과 욕망은 맥없이 주저 앉아 버릴거 같다.

 대한민국 조그마한 땅에 그나마 태고의 신비와 자연의 위대함,순박한 시골 인심을 보존한 곳이 있다니,그것은 엄마의 뱃속에서 산도를 뚫고 이 세상에 태어난 환희만큼 더한 요람이 어디에 있을까?

 중도,청산도,담양,장흥,하동마을은 바다와 자연,순박한 시골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기에 마음의 짐을 털어 버리고 자연의 은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절대적이지 않은 영원하지도 않은 인생을 깨닫는다면 아기와 같은 순수한 마음과 부처와 같은 관대하고 겸손한 마음을 갖지 않을 자가 없을 것이다.

 비록 세속의 찌든 때야 어디에든 남아 있겠지만 푸르른 하늘 아래 알맞은 일조량과 같이 익어가는 천일제염이 있는 중도의 소금쟁이 아저씨의 성실한 소금 만들기,청산도의 풍장 풍습,오로지 유기농법으로만 재배하여 만든 ’슬로 푸드’이야기 속에서 마음과 몸이 저절로 하늘을 나는 듯한 환각에 빠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철로의 레일과 레이 사이마냥 함께 있되 절대 하나 될 수 없는 생을 우리는 타고 났는지 모른다.레일과 레일 간격을 사랑하고 이해하며 삶의 이야기를 제각각 풀어 내며 유한적인 삶을 묵묵히 이어가는게 인생이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

뿌옇게 내려 않은 스모그 속의 도회지,100미터 달리기 경기를 치르는 일상의 지친 경쟁,열심히 해도 항상 그자리인 평범한 나를 포함한 주변사람들의 일그러지고 풀기 없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못해 안스럽기까지 하다.

 담양,장흥,하동은 돈이 없어도 재주나 특기가 없어도 바른 마음과 성실함,미소만 있으면 살거 같다.소걸음마냥 꾸준히 돌을 쌓아가는 할아버지의 인생 수양,객지에서 찾아온 손님을 반갑다고 "어서 오라"며 밥 한끼 보시하는 넉넉한 할머니의 인심에서 온갖 사념과 어깨에 짊어진 중량감이 싹 사라지는듯 하다.

 이른 봄,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하동 매화마을을 혼자든 마음 맞는이와 함께 걷는 것도 좋을듯 하다.사랑을 피우고 눈물과 울분을 매화 꽃송이와 함께 너울너울 날려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일은 누구에게든 하나의 추억과 생활의 지혜,새로운 자신의 발견,활력소가 되어 주기에 족하다.’슬로 트립’을 통해 청정무구하고 이기심이 발을 뻗을 수 없는 고요하면서도 넉넉한 인심이 굴뚝 연기와 함께 객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정겨움을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