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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역사다 - 전선기자 정문태가 기록한 아시아 현대사
정문태 지음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10년 2월
평점 :
아시아 5개국을 종횡무진하면서 아슬아슬하면서도 위태천만한 전선을 뚫고 생생한 현장감을 보여 준 전선기자의 기록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때로는 생과 사의 경계선에 있었을 그가 범인이었다면 근접할 수도 없었고,거만하고 능구렁이같은 인사들의 취재에도 준비된 자세로 집요함과 끈기로 그들의 혀를 찌르고 무사히 원하는 답을 얻어 낼 수 있었던 거같다.
인도네시아,버마,캄보디아,말레이지아,태국등 20세기말부터 21세기초에 걸쳐 그들의 군부독재,정정의 불안,식민지로부터 독립하려는 소수민족의 의지,짓밟힘,킬링 필드 전범에 대한 재판,동티모르 독립을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등이 주요 대목으로 각인이 된다.
수하르트의 장기집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따라 그도 권좌에서 물러나고 유도요노,와히드등의 합종연횡,아쩨의 외로운 독립 투쟁,4백여년을 포르투갈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식민생활에 종언을 고하고 21세기초 독립 국가가 된 동티모르등에서 인도네시아의 면모를 읽어 갈 수 있었다.
영국으로부터 1948년 독립한 버마는 아웅산의 군사독재에 민족해방,민주전선은 허물어졌고 그의 딸 아웅산 수지는 가택 연금에 들어가고 대학생을 주축으로 버마학생민주전선은 군부에 의해 힘다운 힘을 쓰지 못하게 되며,아직까지도 그들의 민주화의 길은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두차례에 걸친 민간인 학살로 잘 알려진 '킬링 필드'의 책임자 처벌을 둘러싸고 미국과 캄보디아는 힘겨루기를 하는데,미국의 키신저의 지시에 의한 킬링 필드가 자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원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이 재판에 면죄부를 받게 되고,역사는 왜곡의 늪으로 빠지며,특이한 것은 베트남이 1978년 캄보디아-베트남간의 전쟁으로 희생당한 민간인들의 책임 소재 역시 미궁 속으로 빠져 버리는거 같다.
장기집권에 부정 부패와 족벌 문제로 도마에 오른 마하티르 전총리 역시 퇴진후 구설수에 오르고 뒤를 이은 바다위는 그의 장기집권 갈무리를 어떻게 할것이며,그가 안고 있는 이슬람 문화와 화교세력들을 조화롭게 끌어안고 국정을 운영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닌가 싶다.
태국 역시 일인 지배체제였다.탁신에 의한 독재정권으로 18여 차례의 쿠테타가 있었지만 그는 난공불락의 군부의 비호를 받으며,주식등을 통한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퇴진하면서도 해외망명의 몸으로 차기선거에서 자신의 시대를 또 다시 맞이하려고 한다.그것은 입헌군주제와 탁신이 조종하는 프아타이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게릴라,저선,감옥,사건,음모를 실체를 캐내기 위해 짧게는 몇일 길게는 몇 년을 기다려 취재하고 기록하여 이 도서는 탄생하게 되었다.
외세로부터 독립을 하고 개발도상국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동남아시아 주요5개국들의 실상을 제각각이지만,군부의 장기집권과 이후 파생되는 정정의 불안과 민주화의 요구,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마음은 한국의 현대화의 단면을 읽어내려는 거같아 대동소이함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