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남기고 떠난 열두 사람 -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그 두 번째 이야기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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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은 생기기 전에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나 가족을 위해서 현명한 처사일 것이지만,불치병이라고 일컫는 '암'같은 병은 서서히 우리 몸 속을 좁쌀같은 크기에서 시작하여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야 증상을 알게 되고 병원에 가는게 통례일 것이다.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등으로 고통의 연장일테이고,사형 선고라도 받을치라면 환자의 병세는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가파른 언덕을 내려오는 늦은 가을날의 처연함마저 감도는 분위기일 것이다.

  저자 오츠(大津)는 1000여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로서 죽음을 목전에 앞둔 환자들의 말벗이 되고 고통을 완화하는 의료인으로 감동을 남기고 떠난 11명의 관찰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환자들과의 대화등도 마치 생방송을 안방에서 청취하는 듯한 분위기가 전해져 왔다.

 그는 매일 고통의 극한에 다다른 말기 암을 비롯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질환 환자들을 만나고 그 가족들을 보면서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은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인생관을 확고히 다짐하고 어두워진세상을 밝혀줄 빛이 비워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었으리라.

 대부분의 암이 말기에 이르면 살 날이 많지 않겠고,환자의 마음 속에는 만감이 교차하겠지만,예화에 나오는 11명은 낙천적인 성격과 담담하게 암을 받아들이고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려는 일종의 여유로운 마음이 공통분모가 아닐까 싶다.

 오-츠씨는 인턴,레지던트를 거쳐 현재는 도쿄의 마츠우라 병원에서 호스피스 전문의로 재직중이며,수많은 질환 말기 환자들의 고통 완화치료를 하고 있는데,중간 중간 환자의 채혈과정등 의사 초년병 이야기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코끼리의 등>에서 한 중년이 암 말기로 사형 선고를 받자 담담하게 인생을 멋지게 정리해 가는 이야기가 감동을 주었는데,지나간 삶을 조명하고 다가올 죽음을 초탈하여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11명의 환자의 병상 생활에서 오는 의연함은 남아 있는 자들에게 멋진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거 같다.

 절대적이지 않은 영원하게 길지도 않은 인간에게 죽음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복마전과도 같다.그저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초연하게 삶을 정리하는 감동의 모습에서 또 다른 인생의 지혜를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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