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박정호 지음 / 나무수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마다 취미가 제각각이다.이 글의 저자는 시간이 더디게 흐르고 무언가 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휴직계를 내고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 있는 개성과 집념이 넘치는 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달랑 베낭 하나 메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 첫 나그네가 된 곳은 터키,화과거의 화려한 명성과 함께 동.서문화의 집합체인만큼 볼 것도 많고 과거와의 무언의  대화를 할 수도 있을거 같다.비잔틴 제국의 소피아 사원 내부는 눈이 부실 정도로 사파이어와 오렌지 빛으로 관광객들을  황홀케 한다.이스탄불 해안가를 따라 한없이 가노라면 지중해가 나오고 유럽과 조우하리라는 믿음에서 동양과 서양의 중간에 서 있는 터키는 분명 매력이 있는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시리아,요르단에서의 인상에 남는 것은 이슬람 정원에서의 만찬일 것이다.정원의 공간 가운데 샘이나 분수가 있고 사방이 대칭적 구조로 ㅁ배치되고 신의 선물인 물을 중심으로 공간의 조화,질서,장엄함을 표현한 것인데,탁 트인 넓은 정원식 카페에서 누군가와 멋진 와인을 부딪히고 싶은 마음의 동요가 일어났다.

 프랑스에서 시작하여 피레네 산맥을 넘고 카톨릭 성지의 요람인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참으로 험난하고 요원한듯 보였지만,저자를 비롯한 4인의 나그네는 성지를 보아야 하는 사명감과 집념이 있었던듯 묵묵히 걷고 또 걷는 모습에서 살아 있음을 실감한  시간이었고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에는 무슨 개선장군이라도 된듯 모두는 한 마음으로 축하하고 기쁨을 나누는 것을 보고,하면 된다는 신념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투우와 세르반테스의 동키호테로 유명한 정열의 나라 스페인은 낭만과 개성이 강한 나라임을 느꼈다.점심 시간은 보통이 1시간 반이고 오수의 자유까지 있단다.또한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차 있으며 국민성은 수다스러우면서 능청스러운 구석이 많다고 한다.허풍도 잘 떤다고 하니 그 수준이 얼마나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음식으로는 육포와 비슷한 하몽이 있는데,돼지의 앞뒤다리를 잘 손질하여 바람과 그늘에 말린다고 하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였다.

 반면 포르투갈은 그들의 노래 파두처럼 깊은 우수를 머금은 슬픈 내면을 간직하고 있으며 대서양을 닮은 감성 이면에 이지적인 눈매를 타고 났다고 한다.


이번엔 아프리카의 파리라고 불리는 세네갈로 몸을 싣게 되는데,19C 노예가 팔려 나간 고레 섬,전국민적인 마갈 축제,생떽쥐페리와 바오밥 나무 이야기,세네갈 국민들이 잘 먹는 쩨부젠 요리,프랑스의 제국주의 시절 화려했던 명성과 시들어 가는 현재의 대조적인 모습,숲의 정령이 부르는 부족들의 신명나는 축제,공포와 스릴이 교차하는 사파리의 모습등은 세네갈만의 자랑이요 여행객들의 눈과 발을 오래도록 묶어놓을 듯하다.


왕조천축국전으로 유명한 혜초의 실크로드와 타클라마카 사막으로 또 한 번의 여정을 보여 주는데,사막은 극한에 대한 도전과 극복으로 인간 정신을 찬양하기도 하며 중국 서부 지역에 위치한 천산 산맥과 쿤룬산맥을 넘어 아득하게 펼쳐지는 타클라마카 사막은 죽음의 사막이라고 불린다고 한다.섭씨 35도 기온에서 하루 평균 8시간 걷는다면 1인당 최소 4~5리터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그만큼 사막과 같은 고온 건저 지역에서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의 양은 많다는 증거이다.

 
 '황량한 사막은 있지만 황량한 인생은 없다'라고 전하고 있듯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모험과 도전 뒤에는 마음의 신을 찾으러 사선을 넘는 한이 있더라도 걷고 또 걸어가야만 하는 여정이 애닯기도 하지만,마음의 오아시스를 만났을 때에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여행의 신비를 발견할 수 있고 마음 속의 온갖 짐을 다 털어 놓은듯 가쁜하기 짝이 없을거 같다.저자의 독특한 발상과 여정을 통하여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멀리서나마 그곳을 감상할 수 있었던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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