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뒷길을 걷다 - 김인숙의 북경 이야기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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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든 국가든 부귀영화 끝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쓸쓸한 비극의 종말과 더불어 한없는 처량함마저 온몸으로 감싸야 하는 때가 있다.작가김인숙의 북경의 찬란했던 옛 모습을 접하며 인간의 존재를 사유하고 권력의 무상함등을 관조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뒷골목하면 중국어의 후통(胡同)이 있는데,큰 길을 놓고 굳이 고불고불 뒷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신감이 결여 되어 뭔가를 숨기는 듯하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가 어려워 숨어 드는 느낌마저 드는데,중국의 청제국이 멸망하고 황제 푸이(蒲儀)는 권력과 위엄이 아닌 보통시민으로 살게 되며 황제의 가문이 아닌 사람이 황제가 되고 황제의 맛을 알게 되었을 즈음엔 청이 멸망하게 되며 그는 196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날때까지 자신의 업보를 강제적으로 반성을 당하면서 친구도 없는 외로운 삶을 살다 가게 된것이다.

 이 글에서는 주로 한 제국이 창대하게 시작되었으나 말년에 가서는 극히 쓸쓸하고 덧없는 말년을 느끼게 하는 푸이의 삶이 주로 관통하게 되는데,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고 푸이 자신에게는 역사의 불운아이기도 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직 북경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청제국 시절의 찬란했던 문화 유적들은 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제국의 뒤안길을 곱씹어 보고 역사란 무엇인가를 개인의 삶과 비교하여 읽는 교훈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북경성,자금성,황성,골목길,사합원(중국 특유 가옥구조),중난하이,이화원(서태후의 처음과 끝),서화의 향 류리창,천단,장성,명십삼릉과 청 황릉등 북경에는 명과 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그 문화 유적을 통하여 그들의 역사와 조선의 역사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것도 역사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한 모든 역사는 인간들이 모여 생각하고 만들고 뒷수습하며 하나의 조각들이 커다란 집합체가 되어 훗날 후세들에 의해 심판을 받고 정리되어 질것이다.푸이와 같은 역사의 비운아는 얼마든지 존재하리라 생각이 들지만,한 순간의 권력욕이 당대에는 영웅이 되고 모든 것을 삼켜 버릴 수도 있지만 그 권력욕은 길게 가지 못함을 지나간 시절의 이야기에서 수없이 발견하고 뼈저린 가르침으로 되새겨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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