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작은도서관 1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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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불화에 의해 갈라서고 자식들만 덩그러니 할아버지,아버지 밑에서 양육되면서 알려진 큰돌이와 영미의 애틋한 가족 이야기를 읽으면서 부모의 화합과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 주는 이야기였다.

 밤티 마을이라고 하니까 우선 먼저 짙게 녹음을 자랑하는 나뭇가지 사이로 아이보리색을 뿜어 내는 밤나무들이 야산에 줄지어 심어져 있는 시골의 모습을 연상했고,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이 1970년대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시골에서는 군것질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것같다.큰돌이와 영미는 야산 풀밭 길을 거닐면서 새봄에 피어나는 찔레의 연한 순을 부러뜨려 껍질을 야금야금 씹어 먹는 모습을 보노라니,내가 어릴 적에 놀던 고향 마을로 돌아간 듯했다.

 큰돌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어떠한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영미를 낳자 마자 불화에 의해 헤어지고,귀가 어두운 할아버지와 술 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어두운 어린 시절을 이어나간다.할아버지는 세상을 초월한듯 귀여운 손주 녀석들의 재롱이 마냥 귀엽게 보이지만,아버지는 미장이 일당으로 근근히 생활을 영위하고,눈에 벗어나는 행동을 보이기만 해도 아이들에게 성을 버럭내고 내쫓기 일쑤다.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으면 가축의 외양간에 움크리고 앉아 아버지가 조용해지기를 바랬던가!

 어린 나이의 아이들도 친구의 떡이 크게 보인다고 돈 많고 잘 입고 잘 사는 친구들이 부러울 것이다.특히나 큰돌이는 엄마가 계시지 않아 늘 엄마의 품과 사랑을 그리워하며 자라는데,외롭고 쓸쓸하면 학교를 빠지며서까지 할머니 묘 앞에서 엄마가 빨리 돌아오기를 마음 속으로 갈구한다.

 이러한 어두운 가족의 상황을 잘 아는 쑥골 할머니는 큰돌이 아버지와 상의하여 영미를 양녀로 보낼 생각을 하게 된다.영미는 아버지가 해 준 때깔 고운 입성으로 교수댁으로 가는데,어린 나이인지 금세 교수댁의 환경에 적응하고 양엄마,양아빠의 사랑을 먹으며 자라나게 되는데,영미는 교수댁이 아무리 잘 해주고 돌보와 주어도 오빠 큰돌이 생각과 친엄마가 보고 싶어 잠을 설치고 결국은 양부모에게 자신이 살았던 밤티마을로 돌아가게 되는데,가녀리며 어린 영미는 아무리 아빠가 구박하고 술주정을 부려도 오빠 큰돌이의 인정어린 보살핌과 따뜻한 정을 잊지 못하는 거같다.이것이 바로 혈육애가 아닌가 싶다.

 친엄마는 어딘가에 살고 있고 언제가는 큰돌이와 영미를 찾으러 오겠지만 이 글에서는 돌아오지 않은 채 이야기가 끝을 맺는데 좀 아쉬운 감도 있다.워낙 아버지가 엄마를 못살게 굴고 사흘이 멀다 하고 술주정으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는지는 모르지만,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아빠와 엄마가 재결합해서 다시 출발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바램도 해 봤다.대신 새엄마와 함께 멋지고 화목하게 가정을 이루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이 글에 실린 삽화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복숭아꽃 살구꽃이 피는 두메 산골,밤티 마을의 정경은 내가 살던 고향 마을을 연상케 하고 사계의 자연의 모습도 친근감이 들어 정겨웠다.방앗간,찔레꽃,스레트집,외양간,툇마루,나무로 엮은 사립문,펌프등이 특히나 잊었던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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