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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 - 사진으로 기록한 재일동포 1세들의 마지막 초상
이붕언 지음, 윤상인 옮김 / 동아시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역사 교과서 및 조부,부모님으로부터 간접적인 이야기만 듣 고 자랐다.일제 강점기가 갖어다 준 배고름과 차별 의식,낮은 생활 수준등은 이야기를 듣는 자체만으로 불행한 한 시대였고,고통을 밥먹듯이 씹어 삼켰구나라는 비애만이 남았다.
일제 강점기가 한창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부터 1940년대초 일본제국은 탄광촌이나 항만 해역등 잡역이 필요했는데,현지인보다는 식민국가의 젊은이들을 강제적으로 배에 싣고 간몬 해협을 통과하여 일본땅에 떨구면서 조선의 젊은 청년,처녀들은 힘겹고 고통스러운 삶을 일궈가야만 했다.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1923년 제주에서 시모노세키라고 한다.
이 도서는 재일교포 3세 사진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오에겐자부로씨가 건네 준 재일교포 1세들의 사진첩을 보면서,5년간에 걸쳐 일본 전국에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의 발자취를 어렵게 탐방하여 취재하고 기록한 결과물이며 구술담의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취재에 응해 준 교포 1세들은 짐승만도 못한 대우에다 무관심,차별등을 삶의 조건으로 받아 들이면서 젊은 시절 제국 본토에서 청춘을 바쳤을 것이다.중일전쟁,2차 대전이 끝나면서 200만에 이르던 재일교포 1세들은 140만이 조국,조선으로 돌아오지만 나머지 10만은 생계가 일본만 못해 재차 일본으로 돌아가 삶의 터전을 내내 그곳에서 영위하며 살아 왔던 것이다.
기나긴 세월만큼 그들의 얼굴에는 깊게 팬 주름과 투박하고 거칠어진 손마디에는 그들이 일본에서 살아 왔던 기나긴 여정을 전해주고 있는거 같았다.저자가 전하고 있듯이 탐방 취재는 그다지 용이하지 않았던 것같다.일본인이 아닌 식민지 땅의 사람들이기에 말할 수 없는 차별과 부당한 처우,무관심등이 가슴 속에 피먹이 들고 아물줄 모르는 상처를 뭐가 좋다고 입밖에 내고 싶었겠는가?!
흘러간 일제 강점기는 우리 역사에 크나 큰 상처와 고통을 안기고,아직까지도 겸허하고 솔직한 자세로 나오지 않은 일본의 고자세와 비겁한 사과가 일본에 사는 교포 1세에게는 그냥 목숨이 붙어 있기에 살아가는 자체일 것이다.
91명의 교포1세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모진 세월 속에서 그들이 삶의 한 방편으로만 살아와야만 기구한 운명을 이제는 그들의 후손인 우리 세대가 제대로 알고 그들을 위로하며 남은 삶 속에서 억장 무너지는 세월을 감소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또한 소위 자이니치(재일교포들이 그들을 지칭하는)들에 대해서 우리 세대가 복원해야만 할 역사가 남아 있음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때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