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볼이 편한 쿠션 실내화(패브릭,자수) - 빨강머리 앤(220-235)

평점 :
절판


회색, 고양이로소이다를 갖고 싶었지만, 발 사이즈를 고려해 앨리스를 선택. 바닥이 좀 딱딱하지만, 신던 슬리퍼의 물컹한 감촉 대신 찾던 거라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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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시인은 흔히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총을 들고 독립 운동을 했던 분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시인과 의열단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양면성때문에 평소 흠모했던, 알고 싶은 시인이기도 했다.

 

사실 이 책은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처럼 독립 운동가 이육사의 모습을 1인칭 내지는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육사의 '비밀한 여성'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비밀한 여성'은 이육사 시인과 친한 신석초 시인의 전언으로 짐작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일제의 경찰과 밀정들의 눈을 피해 속고 속이며 의열단으로 활약했을 이육사의 모습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마치 유리창 너머로 어렴풋이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소설은 영화 <클래식>을 떠올리게 한다. 손예진과 조승우의 2세가 만나 두 사람이 주고 받은 편지를 통해 각자의 엄마와 아빠의 삶은 추적해 가는 이야기. 이 책은 '비밀한 여성'의 조카와 시인의 외동딸이 만나 이육사 시인에 대한 못다한 삶을 전해주고 있다.

 

책을 접하기 전, 내가 상상했던 이야기는 아니라서 책장이 느리게 넘어갔지만, 이육사 시인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도 그 분을 떠올릴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중간중간 이육사 시인의 시와 산문을 접하면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읊어주며,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여주는 장면이 오버랩 되었다. 의열단이 세운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를 졸업한 독립운동 비밀 요원이자 시인인 이육사의 다 밝혀지지 않은 삶이 흡사 영화 주인공같지 않은지. 그 분이 남긴 글이 마치 연극이나 영화의 인터미션처럼 다가왔다.

 

 

 

 

펜을 들 수 없을 땐 총을 들었고, 총을 들 수 없을 땐 펜을 들었던 남자.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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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로 행동을 규제하고 ‘염치’로 마음을 단속하면서.

글은, 유한한 존재를 무한의 세계로 끌어올립니다.

펜을 들 수 없을 땐 총을 들었고, 총을 들 수 없을 땐 펜을 들었던 남자.
185쪽

水浮船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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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화차를 마시면서 강남의 봄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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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 장 이후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선, 책 내용과 상관없는 주변 이야기^^

현지에서 구입하는 현지 책(?)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꽤 유명해진 장소가 된 것 같은데, 포르투갈의 포르투에 있는 렐루서점. 해리 포터를 쓴 작가가 이 책방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 장소이다. 요새는 유명해져서 입장료를 받고, 책을 구입하면 입장료를 돌려준다고 한다. 나는 운이 좋게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에 다녀왔기 때문에 나름의 뿌듯함과 함께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장소이다. 다만 그때 책을 구입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런 아쉬움 때문일까, 나츠메 소세키(한국 책에서는 나쓰메 소세키라고 하는데, 내 귀에는 일본인들 발음이 쓰보다는 츠에 가깝게 들려서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나츠메로 쓰려고 한다.)의 도련님과도 관련이 깊은 시코쿠 여행을 하면서 나츠메 소세키의 책을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을 살까, 생각해둔 책은 '마음'이었다.

책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을 찾아다니지는 않았다. 우연히 고치에서 발견한 서점. 자연스럽게 들어갔지만, 서점의 풍경은 한국과 유사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였다. 문구류의 비중보다 높은 책의 비중, 그리고 작은 사이즈의 책이 알차게 들어서 있어서인지, 작은 규모임에도 실속 있고, 다부진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고치에서 만난 서점의 바깥 풍경

 

 

金高堂

 

 

나츠메 소세키의 책을 찾고 싶은데 어리둥절, 그래서 직원분께 도움을 청했다. 나쓰메 소세키 책은 어디 있는지, 내가 나'쓰'메로 말하니까 못 알아듣고, 나'츠'메로 따라 말하더니,

「こころとか」

나의 해석 : 마음을 쓴 작가를 말하는 건가요?

'책 제목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염두에 둔 책을 말하다니, +_+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지?'

以心傳心

책 제목과 어울리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こころとか」

나는 그렇다고 했고, 작은 책들이 나란히, 빼곡히 진열되어 있는 책장을 재빠르게 훑어보더니, 곧바로 안내를 해주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책이 많지 않았고, 부끄러워서 질문하기 싫었는데, 그래도 '마음'이 궁금했기 때문에, '마음'은 없냐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은 컴퓨터로 자료 검색을 하고, 다른 책장에서 책을 꺼내 가져다주었다. 아마도 출판사별로 책이 진열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친절하고 성의 있는 직원의 모습에 여기서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책 에쿠니 가오리의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도 같이 구입했다.

원서를 구입한 것은 읽기 위함이 아닌, 일종의 예쁜 소유물쯤 된다.^^ 내 의도에 화답하듯, 서점에서 서비스로 책 커버까지 씌워주었다.

 

 

 

내 돈 주고, 내가 산 건데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 게다가 책값도 저렴해서 조금 놀랐다. 화려함과 무게를 덜어내고 이렇게 책을 팔면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 팔릴까?


정겨운 추억이 담긴 일본어 책은 책꽂이에 소중하게 꽂아두고, 번역본을 읽어보기로.
 스타트~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이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감정에 휩싸였다. <선생님과 나> 부분을 늦은 밤에 몰두해서 읽었다. 그 영향인지 아침에 눈을 떴는데, 밤새 누군가와 긴 대화를 하다 잠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새벽에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신기해서 핸드폰 메모장에 그 기분을 적어두기까지 했다.

책 제목이 '마음'이니까, 제목과 어떤 연관이 있는 소설일까를 계속 염두에 두면서 읽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마음은 꽤 추상적인 단어이기 때문에 정의 내리기 힘들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은 '쓸쓸함'과 '외로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책의 결말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중간에 결말을 눈치채기는 했다. 그래도 충격이었다. 내가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딱 한 단어

<각오>


그런 점에서 보면 K는 상당히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문득 그가 말했던 '각오'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 그러자 이제껏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그 두 글자가 묘하게 내 가슴을 짓누르기 시작했네.
<281쪽>



마지막 장까지 책을 덮은 후 인상적인 저 부분을 다시 읽었다. 충격적이었는데, 무언가 더 큰 충격을 느껴보고 싶었던 걸까, 원서에서 저 부분을 찾아 읽었다. 그리고 충격을 달래기 위해 예쁘게 커버가 씌워진  원서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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