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어디까지 걸어간 것일까. 그는 지치기 시작했고 이제 그녀의 행방이란 알 바 아니라는 생각이 꿈틀거렸다. 어차피 그녀는 그의 삶에 틈입한 곰팡이 같은 존재였다. 건조하게 살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건물의 음습한 곳에서만 서식하는 그런 곰팡이처럼 그녀는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삶 구석구석을 균열시켜놓았다.-54쪽
나는 컴퓨터로 돌아가 다시 파일을 열었다. 소설의 나머지 부분을 손질해야 한다. 날이 밝기 전에 일을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밤에 시작한 일은 해가 뜨고 나면 리듬이 급격히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나는 유디트와 홍콩에서 온 여자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 다시 일에 매달리기로 했다. -92쪽
생물이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을 때는 크게 두 가지 경우야. 누군가를 유혹해야 하거나 아니면 자신을 적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지.-106쪽
(심사평 - 도정일) 나는 소설 심사에 적용하는 다섯 개의 주요 기준을 갖고 있다. 언어의 문학예술적 사용력, 이야기 만들기의 공학적 기술 수준, 사건 구성(틀거리 짜기)의 능력, 인물 창조력, 사상과 주제의 심도가 그것들이다.-150쪽
한국에서 100만 달러(약 11억 3천만원)를 갖고 있는 부자는 몇 명이나 될까? 2002년도에 약 5만5천 명 정도였다. 인구를 5천만 명이라 볼 때 약 910명 중 1명이 부자다. 그 중 80%가 자수성가형 부자였다. -272쪽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도 이렇게 말했다. "100달러를 벌기보다 1달러를 절약해라." 그는 51조를 가진 어마어마한 부자다. 하지만 철저한 구두쇠다. 1958년에 구입한 지에서 아직 살고 있고, 12달러짜리 이발소에 다니며, 오래된 중고차를 직접 몰고 다닌다.-282쪽
'가계 경제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분란이 끊이지 않는 가정은 대화가 없다. 평소 대화가 없기 때문에 어쩌다 한마디 하는 말투는 앞뒤 자르고 본론만 말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인내가 필요하다. 부자로 가는 길은 부부 화합의 길이기도 하다.-351쪽
자신의 고민이 남의 고민보다 커 보인다. 그 고민에 가려 나머지 행복은 느끼지 못한다. 부자가 되려는 것도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다. 걱정을 작게 만들고 행복을 크게 느끼면 완성에 가까운 인생이다. -369쪽
"영광의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과감해져야 한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어정쩡한 삶을 산 이들보다 훌륭하다." - 데오도어 루스벨트-30쪽
똑똑한 사람일수록 주변에 적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자기 무덤을 파는 짓이다. 덤비는 적은 물리치되 일부러 적을 만들지 마라. -59쪽
미국과의 전쟁,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런 장르를 '블랙코미디'하고 하던가. 그러나 그 안에는 기존의 통념과 가치관을 돌이켜보는 기능이 있다.
더구나 그러한 생각들을 전복시키는 소설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뛰어난 정치소설이다.
불교의식은 신라시대에 들어온 한문으로 염불, 독경을 계속하니 그 뜻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요, 뜻을 모르고 불공기도를 하니 공감할 수도 없고 그저 좋은 염불이라고만 알고 있으니 지루하게 여긴다. 그래서 불공이나 의식에서도 운과 고저감정을 맞추어 정중 엄숙하면서도 뜻을 공감할 수 있게 점차 개정되었으면 함을 절실히 느낀다.-43쪽
지혜은 마음없는 마음에서 일어난다. 우리가 분별하고 시비하는 것은 마음이 아니라 중생심인 번뇌망상임을 알게 되는 날 지혜의 등불은 밝혀질 것이다.-103쪽
"팔만대장경을 한 손으로 전부 움켜쥐었다가 펴 보면, 손바닥에 남는 것은 마음 심(心)이라는 글자 하나 밖에 없다."-1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