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4월
구판절판


그녀는 어디까지 걸어간 것일까. 그는 지치기 시작했고 이제 그녀의 행방이란 알 바 아니라는 생각이 꿈틀거렸다. 어차피 그녀는 그의 삶에 틈입한 곰팡이 같은 존재였다. 건조하게 살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건물의 음습한 곳에서만 서식하는 그런 곰팡이처럼 그녀는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삶 구석구석을 균열시켜놓았다.-54쪽

나는 컴퓨터로 돌아가 다시 파일을 열었다. 소설의 나머지 부분을 손질해야 한다. 날이 밝기 전에 일을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밤에 시작한 일은 해가 뜨고 나면 리듬이 급격히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나는 유디트와 홍콩에서 온 여자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 다시 일에 매달리기로 했다. -92쪽

생물이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을 때는 크게 두 가지 경우야. 누군가를 유혹해야 하거나 아니면 자신을 적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지.-106쪽

(심사평 - 도정일) 나는 소설 심사에 적용하는 다섯 개의 주요 기준을 갖고 있다. 언어의 문학예술적 사용력, 이야기 만들기의 공학적 기술 수준, 사건 구성(틀거리 짜기)의 능력, 인물 창조력, 사상과 주제의 심도가 그것들이다.-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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