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2 - 완벽한 음식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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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기획한 동아일보나, 무엇보다 정성들인 취재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감동을 선사해준 허화백님께 감사할 따름...

마침 자주 가는 단골집(물론 음식이 맛있어서)이 소개되어, 냉큼 뛰어가보니 역시 따뜻한 책 한권 옆에 놓고 흐뭇해하시는 표정이라, 이 <식객>이 주위에 참 큰 '보시'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김영사) 78쪽과 80쪽의 그림이 똑같은데요.(1판 4쇄입니다) 여지껏 계속된 실수가 아니셨기를... 그런데 그럴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여하간 앞으로 읽을 다른 독자를 위해서라도 빨리 고치시기를... 제가 보고 있는 이 책만 그런가? 그렇다면 이것도 기념이겠다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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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 digilog - 선언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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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빕밥의 오방색, 나눠먹는 시루떡, 한중일의 젓가락 비교 등은 이미 오래전에 방송이나 저술, 기사 등에서 말씀하신 적이 있고, '왠 떡이냐!'(의외성과 축제성) , '사람 살려!'(영어나 일어의 '나 살려!'가 아닌) 등과 각종 어원에 얽힌 문화적 의미를 일깨우는 서술방식도 여전하신 것 같다.

그러나 여러 시대정황에 조응하여 나가야 할 길에 '한국의 역사/정치/문화적 특성'을 향후 미래에 대한 '선도적 역할 가능성'이나 '문화적 적합성'으로 너무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예를 들어 '한국인은 지금까지의 IT를 RT(Relation Technology)로 바꿔주는 주된 역할을 할 수 있다'에서 이러한 역할에 적합한 요소가 과연 민족적 특성으로 분류가능한 것인지 하는 생각...

그러다가 머리말에도 명시했듯이, 이 글이 새해를 맞는 신년에쎄이라는 생각에 닿아서는 '아차!' 하는 생각, 노학자의 '희망이 담긴' 글이었다.  

(관련)연잎현상/Color Zip/클로드 레비 스트로스/iPOD 플레이어

(생각의나무) 82쪽의 비문과 116쪽의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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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성석제 지음, 김경호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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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생각나는 게 부대찌개다. 좀 잊을 만하면 미군부대가 어쩌고저쩌고 하고 또 잊을 만하면 누가 먹다 버린 걸 공급하다가 어떻게 됐다느니 말았다느니 한다. 부대찌개만큼 한반도에 미군이 진주한 이후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찌개가, 아니 음식이 있을까. 그런데 이 역사적인 부대찌개를 내가 처음 먹은 곳은 미군부대 근처가 아니라 광화문이었다. 하긴 거기도 미국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 담 밖에서 줄을 서있는 미대사관이 있고 보면, 또 미대사관을 지키는 전경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가 언제나 줄을 지어 서 있고 보면 미군부대와 전혀 무관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언제 진정한 '추억의 음식'이 될 수 있을까?-65쪽

당신이 어느 도시에 초행이고 배가 고픈데 그 도시의 음식 중에서 특출하고 유명한 것을 모른다면, 그런 건 말고라도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것을 먹고 싶어한다면 관공서 뒷골목 식당으로 가보라는 충고에 따르도록 하시라.-76쪽

십여년 전 직장생활을 하는 도중에 만난 사람 가운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냉면을 지독히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내 나이쯤 되었던가, 아니 조금 더 되어 사십대 후반쯤이었던가보다. 그는 사춘기에 냉면을 알게 된 뒤부터 근 이십여년 넘게 냉면을 먹어오면서 종내는 그 세월 속에서 태어난 아들까지 냉면광으로 만들었고 부자가 합동으로 전국 유수의 냉면집을 돌아다니면서 냉면을 맛보고 점수를 매겨 1위부터 50위까지 서열을 정해두었을 정도였다. 그게 책으로 나왔다면 한국의 미슐랭가이드가 따로 있었겠는가.

-143쪽

-> 음식에 대한 몇 가지 사실

;(냉면) 본디 냉면의 본향인 이북에서는 냉면 육수를 낼 때 꿩고기를 쓰는데 그 잘난 꿩이, 아무리 변두리라 해도 서울에서 쉽게 구해질 리 없었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이 불려나온 것이었다.
;(냉면)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돼"라고 했기 때문이다. "메밀이 햇거걸 랑은.."
;(라면) 이를테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1,968밀리그램 정도이고 미국은 1,500밀리그램, 한국은 3,500밀리그램인데 라면 한개에 들어 있는 나트륨이 평균 2,075밀리그램이라는 것이다. 나트륨도 문제지만 MSG의 해악은 이전부터 유명했다.
;(소주) 우리나라에 증류주인 소주(희석식 소주가 아닌 증류주-인용자)가 전해진 때는 몽골제국의 쿠빌라이칸이 고려를 침략한 13세기 후반이다. 당시 몽골 병사들의 주둔지였던 개성, 안동, 제주를 중심으로 소주가 만들어졌다... 안동소주는 1964년 정부의 양곡절약 정책에 따라 주세법이 개정되어 쌀을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공식적으로 생산이 중단... 1987년에 안동소주 제조법이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되면서 생산이 재개되었다.-146 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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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소금연못 > 눈물을 흘리면서 읽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우리시대의 논리 2
하종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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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신군포사거리를 지나오는 저녁 6시반...

5 월  맑은 저녁 무렵, 먼지를  고스란히 뒤집어쓴 퀵 서비스 오토바이들이 신호를 기다리며 서있다가

눈치를 보아가며 앞으로 나아간다 .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저렇게 교통 규칙을 어기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문제라고 중얼거릴 것이다 .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 .

그런데 하종강의  글을 읽다보면 이 땅에서 사는 교통규칙 어기는 퀵서비스맨들과

불친절한 택시 운전 노동자와

퉁명스런 간호사, 못 배워서 연봉 900만원 받는 청소 용역 노동자들이 왜 그렇게 살며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를 알게 된다 .

 

아침에 헬스클럽에서  걷기운동을 하며 '하우스2 '를 보았다 .

이미 csi와 섹스엔시티를 통해 미국 사회의  한 부분을  설핏 들여다보기는 했지만

정말 미국이란 나라는 인간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나라다 .

그런데 오늘 아침 '하우스2 ' 에 나온 것은  아름다운 15 세 수퍼모델에 관한 이야기다 .

그 아이는  고1 중퇴하고 떼돈을 버는 수퍼모델인데

자신이 아름답다는 걸 충분히 인식하며 가정교사와 매니저, 심지어는 친부에게도

그 어린 몸, 그러나 충분히 성숙한 몸을 제공하여 잠시라도 편하고자 한다 .

그러면서 그애가 추구하는 것은 돈과 명성이다 .

자본주의 국가에서 지고의 선은 돈이며 모든 행위는 돈으로 연결된다 .

그래서 오늘 아침 '하우스2 ' 를 보며 전율을 느꼈다 .

돈때문에 사람은 별의 별 짓을 다 할 수 있는  잔인하고 처참한 종족이구나...싶었다 .

 

 

그런데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수천만원, 수억원을 더 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한만큼 달라는데 우리나라 기업과 부자신문 그리고 정부는

그 사실이 몹시 못마땅하다고 한다 .

가난해서 못 배웠으면 주는대로 받아야지 왜 모여서 소리치며 더 달라고 하느냐며

단죄를 한다 . 가혹하게 .

그리고  시민들은 자신들이 노동자가 아니라는 듯 국익에 위배되며

'대란' 을 불러 일으킨다고 모든 노동 쟁의 행위를 성토한다 .

그것은 시민들 잘못이 아니다 . 노동자들의 단체 행동이  잘못된거라고 교육하는 사람들과

세뇌시키는 부자신문 그리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외치는 정부 탓이다 .

 

이런  척박한 풍토에서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니

이 책을 읽고나니 가슴이 먹먹하다 . 내 아이가 자라서 비정규직이 될 확률이 99%인 이 세상에

내 아이와 내 친구들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노동운동이 얼마나 고귀한  운동이며 우리 삶과 밀접한 운동인지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

가족관계 말고 가장 중요한 관계는 '노사관계' 란 걸 대체 누가 알려준단 말인가 ?

왜  연봉 1 억 받는 조종사도 연봉6천 받는 노동귀족도 연봉 900 받는 청소용역 노동자도

모두 노동조합이  필요한가를 가장 쉽고 간결하며 감동적인 언어로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

 

나와 내 자식이 노동자가 되어 살아가는 이 세상에

나와 내 자식이 내가 일한만큼 정당한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 이 세상에

이 책은 가장  귀중한 경전이 될 것이다 .

나와 내 딸이 나눠갖기 위해 그리고 한 권은 친구에게 주기 위해 세 권을 샀다 .

원하는 사람에게는 더 사줄 것이다 .명단은 아래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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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 digilog - 선언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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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IPR(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지적재산권)이 물질의 소유권보다도 파워가 강한 지식정보시대에는 이러한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소유보다 접속이 더 중시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사용권이 소유권보다 더 널리 행사되고 있어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이 물재의 가치를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소유보다 사용권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 세상에서 누가 불사약에 대해서만 후한 점수를 주겠는가.-71쪽

겨울이 되면 기러기는 V자 대형으로 남쪽으로 날아간다. 그들이 그런 대열로 날아가는 것은 앞에서 나는 새들이 날개를 저으면 뒤에서 따라오는 새를 위한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체 기러기떼는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71%를 더 멀리 날 수 있게 된다. V자 대형으로 날면 길도 잃지 않고 힘도 아낄 수 잇어 기러기들에게 있어서 그 모양은 그야말로 빅토리 사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맨 앞쪽에서 날아가는 기러기가 지치면 뒤쪽으로 물러나고 금방 뒤따르던 기러기가 앞장서다.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중략) 또 기러기가 병에 걸리거나 다쳐서 대열에서 낙오되면 두 마리의 다른 기러기들이 그 기러기와 함께 대열에서 떨어져 그 기러기가 지상에 내려갈 때까지 도와주고 보호해준다. 같이 간 두 마리의 기러기는 낙오된 기러기가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아니면 죽을 때까지 함께 머문다. 그런 다음에야 두 마리의 기러기는 하늘로 날아올라 다른 기러기들의 대열에 합류하거나 자신들의 대열을 따라잡는다.-81쪽

확실한 것은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디지털 혁명의 장밋빛이 조금씩 먹구름과 거품으로 변해가면서 우리가 풀어야 할 양극화의 난제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이념이나 빈부차의 양극화에 대해서는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으나 그보다 몇 배나 더 어렵고 해결하기 힘든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에 대해서는 한눈 팔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세대일수록 컴퓨터와 인터넷의 정보환경에 익숙하고, 나이 든 사람일수록 아날로그의 삶에 익숙하기 때문에 디지털 디바이드는 곧바로 세대간의 격차와 신구 문명의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공간의 충돌을 의미하게 된다.

=> 쏟아지는 '양극화'의 난제와 새롭게 직면할 '정보격차'의 구분... 도식적인 발상은 아니신지...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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