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IPR(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지적재산권)이 물질의 소유권보다도 파워가 강한 지식정보시대에는 이러한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소유보다 접속이 더 중시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사용권이 소유권보다 더 널리 행사되고 있어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이 물재의 가치를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소유보다 사용권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 세상에서 누가 불사약에 대해서만 후한 점수를 주겠는가.-71쪽
겨울이 되면 기러기는 V자 대형으로 남쪽으로 날아간다. 그들이 그런 대열로 날아가는 것은 앞에서 나는 새들이 날개를 저으면 뒤에서 따라오는 새를 위한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체 기러기떼는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71%를 더 멀리 날 수 있게 된다. V자 대형으로 날면 길도 잃지 않고 힘도 아낄 수 잇어 기러기들에게 있어서 그 모양은 그야말로 빅토리 사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맨 앞쪽에서 날아가는 기러기가 지치면 뒤쪽으로 물러나고 금방 뒤따르던 기러기가 앞장서다.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중략) 또 기러기가 병에 걸리거나 다쳐서 대열에서 낙오되면 두 마리의 다른 기러기들이 그 기러기와 함께 대열에서 떨어져 그 기러기가 지상에 내려갈 때까지 도와주고 보호해준다. 같이 간 두 마리의 기러기는 낙오된 기러기가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아니면 죽을 때까지 함께 머문다. 그런 다음에야 두 마리의 기러기는 하늘로 날아올라 다른 기러기들의 대열에 합류하거나 자신들의 대열을 따라잡는다.-81쪽
확실한 것은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디지털 혁명의 장밋빛이 조금씩 먹구름과 거품으로 변해가면서 우리가 풀어야 할 양극화의 난제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이념이나 빈부차의 양극화에 대해서는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으나 그보다 몇 배나 더 어렵고 해결하기 힘든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에 대해서는 한눈 팔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세대일수록 컴퓨터와 인터넷의 정보환경에 익숙하고, 나이 든 사람일수록 아날로그의 삶에 익숙하기 때문에 디지털 디바이드는 곧바로 세대간의 격차와 신구 문명의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공간의 충돌을 의미하게 된다.
=> 쏟아지는 '양극화'의 난제와 새롭게 직면할 '정보격차'의 구분... 도식적인 발상은 아니신지...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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