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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40일 간의 낮과 밤 - 에베레스트.안나푸르나 트레킹 입문
김홍성.정명경 지음 / 세상의아침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10월에 읽은 책을 이제야 허겁지겁 리뷰를 올리는 것은 내 게으름 탓이다. 책을 읽은 후 이렇듯 읽은 소감을 정리하지 않는 경우에는 (나이듦의 탓인지는 몰라도^^) 내용조차도 쉽게 잊혀지는 책들이 적지 않다.(나이들보다는 집중의 문제이겠지만)
이 책은 지금 리뷰를 쓰는 순간에도, 이 책을 다시 손에 잡는 순간에도 '히말라야의 바람'을 내 곁에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체크해두었던 귀절로 돌아가보면,
'2003년 봄의 쿰부 순례에 모셨던 월정 스님께서는 이 투클라 언덕에 이르러 아마다블람의 수직 암벽에 현현한 좌불을 우러러 절하고 합장하셨다. 스님께서는 '불국정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생들로 하여금 환희심을 내게 하는 곳으로는 이만한 곳을 보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그런 불국정토에 사는 셀파 자신들은 정작 먹고사는 데 급급한 나머지 보배 중의 보배를 잊고 있는 것을 아쉬워하셨다.'(94쪽)
'히말라야'를 동경하는 마음은 시대와 정황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다. 단지 경제력이 예전보다 넉넉해져서 그곳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이 또한 그리 부정할 일은 분명 아니다) 어쩌면... 더 삭막해진 환경 때문에 갖는 동경이라면, 그만큼 이 땅이, 이 사회 내지는 세계는 삭막해가고 있다는 의식의 반증이 아닐까. 차츰 생각해볼 일이지만, 경제력이나 삭막함이나 그 둘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 균형은 각자의 몫일뿐...
'아름답고, 그것을 최대한 구현하려한 책'이라는 점에서는 손색이 없다. 특히 이미 고인이 된 부인의 유고에 비쳐진 '삶'과 와 그들의 여정과 체현의미에 대한 이해에 다가가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다가갈 수 없어서 그 동경은 더욱 커질 것이니... 두 분의 저자가 살아오고 있는 삶에 대한 동경이 있고, 그것이 단지 그들의 '구체적인 삶'보다는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상징'으로 이해되는 것은 이 땅, 이 시간에 호흡하는 삶들의 '갈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많이 읽혀졌으면 하는 책이다. 마땅히 올해 내가 읽었던 책 가운데 으뜸 중 하나다. 단(^^), 아직 출판사의 역량이 서툰 점은 차례면의 '실수'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드러나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어느 독자도 그것을 흠잡기에는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함의'가 크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단, '동경'으로 이 책을 읽을 것인가, '정보'로 이 책을 읽을 것인가, 이러저러한 복합적인 판단의 '평가'로 볼 것인가는 독자의 몫이 아닐까.
많은 사진들(대부분 저자들이 직접 촬영했고, 일부는 진00 기자의 사진이 포함된)을 통해 책의 실감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되어 감사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감히...
고인의 명복과 남은 분의 평화를 기원해본다. 진정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