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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 과학수사와 법의학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책 날개에 '저자 소개'에 이어지는 글이다.
'이수광(저자)은 오랫동안 조선시대 살인사건 기록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조선시대에 일어난 살인사전을 살피는 것은 조선시대의 사회상을 살피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그는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생한 역사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위의 글은 '저자의 변'일 수도 있겠고 출판사의 '대리설명'일 수도 있겠다. 지나온 역사에 대한 고찰을 풍성하게 하는 일은 내일을 볼 수 있는 거울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일이다.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여 '느끼는 만큼만'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고(그래서 개인적으로 천착할 수밖에 없고), 그나마 중론으로서는 희석될 수밖에 없고, 그 또한 겹겹으로 쌓여진 진영의 장막으로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는 요즘에서야, 진정 학자로서의 사명감을 근간으로 하는 집필과 발표, 그리고 수용이라는 과정은 그 순환과정 속에서 단련되고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최근에 근대사에 대한 관심, 특히 생활사(이 책을 '미시사' 범주라고 규정할 수도 있겠다.) 부문에 대한 관심이 저작들을 양산케 한다. 이러한 경향일수록 자료인용의 방식이나 저자 의견의 수위 등 '유기체'로서 자기기능을 제대로 발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논리의 엄중함이라고 할까) 하지만 양산되는 책들 가운데는 그러한 자기함량에 미치지 못하는 책들이 일부 보여진다는 생각에서, 혹시 시류에 흘러든 '상업주의'는 아닌지 하는 우려 때문에 다소 서운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중 매우 뛰어난 작품들이 있기도 하다.(대표적으로는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등) 예전 기록에 대한 단순한 나열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평가에 대해서 자기 해석(또는 상상력)의 범위를 혼돈하는 책들이 독자들을 실망시키기도 한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생한 역사서...'
이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 보면 위의 표현이 매우 호소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독서 후에 느끼는 생각은 '과연 충실한가' 하는 생각이다. 상대적으로는 우월하지만, 그 '상대성'은 무엇일까?
문제는 '사료 해독능력과 이를 올바로 전달하는 매개자의 능력' 문제는 아닐까? 책을 덮으며 느꼈던 '아쉬움'은 '기대' 때문이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