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쿰부 순례는 나에게 아직 그리움이 남아 있는지를 묻는 순례였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내가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더 높이 올라갈수록, 더 멀리 떨어질수록, 그리움이 커진다는 사실이다.-102쪽
양진(압빠 셀파의 부인)은 압빠 셀파는 어디 갔나고 물었을 때 '베이스캠프'라고 짧게 대답했다. 언제 돌아 오냐고 물었을 때는 '시즌이 끝나면...'이라고 말끝을 흐렷다. 그녀는 뜨개질에 열중하고 싶어 했다.
그 때는 미처 몰랐지만, 뜨개질은 그녀의 기도였다. 남편이 더 이상(열두 번이나 올랐으면 됐지?) 정상을 향하지 말고 베이스캠프에 머물기를 바랐다. 그리고 하루 빨리 시즌이 끝나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를 빌면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1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