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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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16쪽, 많이 넣어진 삽화, 작은 판형에 쪽당 16행

그야말로 1시간도 채 안되어 읽은 책이다.

두 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우동 한그릇>은 25쪽이다.  다케모도 고노스케의 <마지막 손님>이 외려 분량면에서는 길다.

일본의 풍습(섣달 그믐에 우동을 함께 나누는 일이..) 속에서 가난을 극복하는 모자 가정의 일화와 친절한 제과점 점원의 이야기...

가벼운, 정말 가벼운 독서였다.

그런데 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에 바라는 점이 하나 있다면...판권을 보니 무려 5판이라 되어있고, 더욱 놀라운 것은 5판만도 76쇄를 거듭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너무도 단순한 오자를 그간 발견하지 못한건지. 108쪽과 118쪽의 오자는 아마도 초등학생이라도 발견할 법한데... 아이들도 보는 책일수록 더 꼼꼼히 챙겨야하지 않는지요.

(초판은 1989. 7. 10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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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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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공감하기 어려운 감상이 세태를 보는 방식에 대해 고정관념이 강한 내(독자) 탓인지, 아니면 작가의 감성 또는 번역가의 잘못 탓인지 잘 구분되지 않는다.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의 작품으로는 처음 읽는 책이지만, 다루는 소재나 그 발상이 생경하기도 하고, 이 작가는 이러한 소재에 천착되어 있나 하는 의구심이 있어 다른 리뷰들을 살펴보니 이 책이 개중 떨어지는 작품이라니 아직 관심을 접을만한 것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정리해본다.

'읽으면서, 어머나, 어쩜, 이라른 생각이 드셨다면, 저로서는 기쁜 일이겠지요.' (2001. 저자 후기)

'결국, 사랑이 인생 행복의 결정적인 요소라는 것을 전달하려는 흔적이 느껴집니다...그 어떤 오해와 절망도 한 순간에 녹여버릴 수 있는 것 또한 사랑이 지닌 큰힘이겠지요.'(2005. 역자 후기 - 신유희)

토오루, 코우지 식의 사랑법이 일본의 동시대의 성모랄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즉, 보편적이지 않은 이러한 사랑법(스무살 연상의 여인과의 관계)이 사회성을 벗어났을 때, 이 작품은 스스로의 소재 안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다. 어머니의 연인에게 '하룻밤만 자달라'는 부탁을 하는 여자동창생을 표현할 때 이 소설이 단지 섹스만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 무엇보다 불친절한 것은 조연역할을 하는(또 다른 주인공이기도 하겠지만) 코우지와 키미코의 관계가 둘 간의 성격 탓인지 쉽게 드러나지만, 그리하여 그 허무함이 쉽게 이해되기도 하지만, 스무살 연하의 남자와 관계를 이어가는 여성인 시후미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점이다. 스무살의 집착적인(또는 순수한) 애정에 대해 받아들이는 감성과 심리에 대해서 극히 자제되어 있다는 것이 작가의 글쓰는 방식일지, 또는 스스로의 한계일지... 이런 생각으로 읽게되는 위와 같은 후기는 또 뭔지...

어쩌면 일본식의 사고방식이거나, 문학에 대한 일본 특유의 수용방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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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죽음 - 전2권
김진명 지음 / 대산출판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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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남벌]의 인기는 무엇이었을까.

그간의 정치소설이 비록 가상의 현실이긴 하지만, 주변의 여러 현상들을 조명하고, 치열한 취재로 단련되어,  '있을 법한' 서사로 옮겨냄으로써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기능이라고 할까?  현실의 정치사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만화>와 <소설>의 특성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착근한 현실의 강팍함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힘의 제공 비슷한 기능... 그 가능성의 힘이 끌어당기는 흡입력이 그 인기현상을 해석하는 틀이지 않을까?

그 울림의 폭은 작가의 새로운 시각이나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의 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면, 이 책의 경우에는 그러한 울림이 공허하다는 생각이다. 작가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어렵지 않은 평이한 문체(속도감 있는 전개 등)는 저자 문체의 큰 특징이겠다. 그런데 그 안에 스며있는 문제인식과 사건전개의 방향은 외려 일반적인 역사인식에서 보다 새로운 시각의 제공하기보다는, 도그마일 수도 있는 기존의 인식의 각질을 더 두텁게하는 역기능으로 상상력을 제한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볼 일이다.

동북공정 등의 중국 우경화를 '현무첩'과 그 무덤의 진실을 매개로 역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얼개를 세워가기 위해서, 주변국들의 이해를 적절히 활용하는 방식에서 몇 가지 오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역사적 사실로 새겨진 김일성의 죽음이 타살일 수 있다는 설정, 살인의 동기 또는 방조가 된 김일성의 인식, 즉 그가 중국에 대한 매우 심각한 우려 때문에 그 대항마로 미국에 전적으로(북한 내 미군기지 유치 등의 제안)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은 소설적 장치로 보기에는 이미 진행된 역사적 '개연성'에 대한 몰이해 내지는 지나친 도식화로 이해될 수도 있다.

이미 대부분의 독자들은 90년대를 훌쩍 뛰어넘어, 한반도에 점철된 강대국들의 개입과정과 현재의 역학구조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서 미국의 패권과 중국의 성장 등에 대해서 주변국으로서의 '선택'이라는 단순명제를 뛰어넘고 있는 과정 아닌가? 소설이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 가상이라는 전제로 인해 (조금 격하게 표현하자면) 도식화되는 것은, 특히나 저자의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되짚어볼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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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 1
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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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먹지 마라... 마시멜로'

감히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류의 작가를 연상해보면(물론 모든 저서가 다 그렇진 않겠지만) 호아킴 데 포사다, [핑]의 저자(안 읽어봐서 ^^;), 파울로 코엘류, 미치 엘봄([모리..] 제외), 스펜서 존슨, 그 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스티븐 코비...

아마도 모두 베스트셀러 또는 장기스테디셀러일 듯한 저서의 저자들이다. 최근에는 한상복씨의 [배려]도 꽤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고, 동일 저자의 [어린이를 위한 배려]도 출간되었다고 들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모 인터넷서점 리뷰에서 '모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밝힌 학생의 리뷰를 읽고, 바로 읽게 되었다. 당시(지금도 그런가, 알라딘은 아닌가?^^;) 베스트셀러 1위인 도서에 달린 리뷰어가 초등학교 6학년생이라... 전 국민이 책을 읽자는 MBC 공익프로그램의 헌신적인 캠페인이 옛기억이 된 지금, 직장인과 대학생과 초등학생이 모두 감동받는 책...  '축제'라고 보아야 할지, 그만큼 이 사회의 실태를 반증하는 '거울'이라고 보아야 할지... 줄거리와 교훈이 예견되는, 1시간 남짓한 시간에 읽어버린 책 한 권을 두고 생각하게 된다. 이 시기 독서현상의 한 징표로 기억하기 위해 리뷰를 남기지만, 내용보다는 그 현상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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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성석제 지음, 김경호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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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는 매우 친근한 소재이다. 업무와 관련된 경제서나 처세서 등은 뭔가 자신의 각오를 새롭게 다짐하는 듯한 자세로 읽어야 하고, 하다못해 여행정보서의 경우도 당장 낼모레 떠날 출장지와 관련한 것이 아닌 바에야 일종의 동경심을 갖고 보게 된다. 그런데 음식은 어찌 되었던 간에 하루 두세 번,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 접해야 하는 크고작은 선택의 '일상스러움'이겠다.

1960년생인 작가 성석제의 [소풍]은 산문집인만큼 작가의 기억 속에서 건져올린 '음식'을 소재로 사람살이의 풍경을, 한걸음 더 나가자면 사람살이를 통해 '음식'에 녹아 있는 지혜를 건져올리는 작품인 것 같다. 소재로 쓰인 음식의 종류를 보면 아마도 '너비아니' 아니면 미국에서 '통째로 먹는' 게요리 정도 이외에는 우리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온갖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안동소주는 조금 비싸겠고, 고려호텔의 평양랭면은 아직은 저자니까 맛볼 수 있는 음식이겠지만... )

그 음식을 통해 세상살이를 보고, 우리의 '지나온' 역정을 다시 새겨보는 기억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특히나 그를 기억하는 누구나가 인정할만한 작가만의 특유한 문체를 보여주는 한 토막.

'택시기사가 일러준 집의 대문이 열려 있기에 나는 무심코 그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쪽에서 일반 여염집과 다른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고 있는데 양반동네의 기품과 기운이 느껴지는 할머니가 나왔다. 여기가 안동소주를 파는 곳이냐고 묻자, 할머니는 술 같은 건 애저녁에 다 나가고 없다는 요지의 말을 웅얼대는가 싶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야야, 야야" 하고 누군가를 불렀다. 딸인지 며느리인지 모를 젊은 여성이 젖은 손을 한 채 나왔다. 할머니는 대뜸 "왜 대문을 열어놓아가지고 지나가는 개나 소나 다 들어오게 만드느냐"고 꾸짖는 것이었다. 그 바람에 택시까지 타고 왔다 '개'가 돼버린 나는 무안한 얼굴로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개망신'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택시를 타고 안동관광호텔의 매장까지 찾아가서 안동소주를 샀다. 가는 도중 동행에게 '술먹은개'라는 단어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해가며.'(267~268쪽)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해가는 요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라는 저자의 '과학적인(?)' 반성문, 우리네 음식의 소중함을 만화로 웅변하는 [식객]과 더불어 저자의 연륜에 맞게 시대를 관통하며 우리네 음식을 통해 가까운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상적인 삶의 변화과정을, 음식에 대한 기억을 통해 되살려내는 작가의 역량을 경험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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