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43호 - 2015년 7월~8월
녹색평론 편집부 엮음 / 녹색평론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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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돈을 벌 때는 진보성향(보수니 진보니 판단하기 힘들지만 이름이 일보로 끝나면 보수, ‘신문으로 끝나면 진보라 내 맘대로 판단한다)의 정기 간행물은 죄다 정기구독했다. 한겨레 신문은 아버지가 창간주주였고 나도 대를 이어 주식을 산 주주이기 때문에 일간지는 물론 한겨레21 주간지도 정기 구독했다. 경향신문, 주간경향, 시사인 이렇게 총 5개의 정간물을 읽었다. 내용이 좋기도 하지만 진보언론에 대한 후원의 의미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돈을 벌지 않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구독을 못하고 있다.

 

그래도 월간 '작은책', 격월간 '오늘의 교육', '녹색평론' 등은 계속 정기구독하고 있다. '작은책'은 노동자의 땀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좋고, '녹색평론'은 실천적 지식인의 필향을 맡을 수 있어서 좋다. '오늘의 교육'은 그 중간 지점에 있어서 좋다. 이 가운데 지금 얘기하고 싶은 건 '녹색평론'이다.

 

녹색평론은 이육사의 광야 같은 지조와 절개를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정간물이다. 발행인 김종철과 직접 이야기 나눈 적은 없으나 그의 글을 통해서 그가 어떤 인물인가는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로 검색을 해보니, 다음에선 5번째, 네이버에선 6번째 인물로 잡힌다. 미미한 차이이긴 하나 다음이 네이버보다 김종철을 앞세운 것으로 보아 비교적 진보적인가?

 

솔직히 녹색평론은 불편하다. 글이 어려워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글이 진실해서 불편하기도 하다. 흡연과 과음은 건강에 해로우니 하지 말라는 말처럼 진실하다. 알고 있으나 지키기 어려운 일을 자꾸 이야기하니까 잔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어머니의 애정 어린 잔소리를 멀리하면 자식은 탕자가 되고 마는 법이다. 또한 잔소리라 생각해 한 귀로 흘려버린 말들이 알고 보면 크나큰 진리를 담고 있다.

 

오늘도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하며 녹색평론을 읽었다. 비록 모든 말씀이 다 들리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모두 다 읽고 보니 마음이 든든해지고 편안해진다. 한 주간 지은 죄를 일요일 교회에 가서 속죄 받은 느낌이랄까? 두 달간 자본주의에 오염된 몸을 깔끔하게 목욕시킨 느낌이랄까? 성경을 읽지 않아도 성경만 가지고 있으면 최소한 사탄에게 잡혀 먹히지는 않는 것처럼, 녹색평론은 읽지 않아도 정기구독하는 것만으로 사악한 자본주의에서 구원을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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