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 기타 등등 - 그녀의 어쿠스틱 에세이
요조 (Yozoh)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책을 사고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쓸데없는 표지를 벗겨 버리는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은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요조의 사진이 표지였기 때문이었을까?

그런 마음이 전혀 없었다면 마누라가 이 책에 대해 뭐라고 하는 거에 신경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ㅋㅋ

장모님 수술 때문에 공주에 내려가 있다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우연히 집어든 책, 그런데 시간이 모자라서 더 읽지 못한 게 아쉬워 결국 사게 된 책, 그런데 알고 보니 장모님 핸드폰의 낯뜨거운 벨소리 "허니허니베이비"의 주인공 요조... 요모조모 여러모로 인연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은 가수 이상은 그리고 그녀의 책 '예술가가 되는 법'이 연상되는 책이다.

그런데 더 감성적이다.

기타를 사랑하고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 

 

덧붙임 :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 읽고 싶어질 것이다. 독서는 방랑이다.

 

<밑줄 쫙>

 

당신에게 나에게 더듬이가 있다면

지금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하늘만큼 땅만큼 혹은 하늘의 별만큼 하면서

구차하게 이거저거 갖다 붙이지 않고

그저 가만히 더듬이만 맞대고 있으면 될 것이다.

당신이 아무리 조용히 감동하여도

나는 당신의 외침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더듬이가 없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많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그냥 말로 한다.

내가 얘기하는 '많이'란

갈 때마다 걸신들린 듯이 먹게 되는 노원역 근처의 '영스넥'이라는 분식집의 떡볶이를 먹고 싶은 만큼인데, 당신은 그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미도분식'의 떡볶이를 더 좋아해서 내 마음을 잘 이해 못할지도 모른다.

 

일 년 반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내가 깨달은 교훈이란 사실 민망할 정도로 너무나 당연해서 모두가 간과하곤 하는 시시한 진실이다.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동생을 잃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오늘에 충실하는 것.

이것이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나는 여러분이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고문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일 죽어도 좋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당신의 오늘이 완성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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