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록 베스트셀러 고전문학선 10
혜경궁 홍씨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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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閑中錄), 한가한 가운데 쓴 기록이란 뜻입니다. 혜경궁 홍씨가 아버지 영조한테 살해당하는 남편 사도세자에 대해서 쓴 궁중수필입니다. 그러니 한중록을 의역하자면 이제는 말할 수 있다정도가 아닐까요? 혜경궁 홍씨는 열 살에 동갑인 사도세자한테 시집을 가서 스물 여덟에 남편을 잃습니다. 16세에 낳은 첫 아들을 2년만에 보내고, 둘째 아들 정조가 죽은 후에도 15년을 더 살아 81세로 운명합니다. 이 비운의 여인이 남긴 한중록을 보면 아버지 영조와 아들 사도세자의 부자관계가 왜 파국에 이르렀는지 그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경모궁(사도세자)께서 매우 탁월하셨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체구가 커서 웅장하시고 천성은 효우로 총명하시니, 만일 부모님 곁을 떠나지 말게 하고 모든 일을 가르치고 자애와 교육을 병행하여 드렸다면...”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비록 지존한 터에 나셨더라도 당신 부모를 모시고 가르침을 받자와 부모가 거북하지 않고 허물이 없어야 할 때 그렇지 못하고, 포대기 시절부터 부모를 떠나 나인들이 아이가 스스로 할 일까지 전부 시중을 들었으니, 심지어 옷고름 대님 매는 것까지 다 하여 드리니, 매사를 남에게 맡기고 너무 편안하기만 하였다

 

영조는 42살에 낳은 늦둥이 사도세자를 유아 때부터 다른 처소에서 지내게 했습니다. 게다가 세자가 할 일을 모조리 하인들이 하다 보니 세자는 스스로 옷 입는 방법조차 모르고 컸던 것이죠. 어릴 때 부모와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사도세자는 정신병이 들어서 나중에는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을 죽이기도 합니다. 결국 부모의 손에 의해 뒤주에 20일간 갇혀 죽음에 이르게 되죠.

 

이 처참한 비극이 오늘날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은 큽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 평일엔 아침저녁 밥상에 마주 앉아야 하고 휴일에는 함께 대화를 해야 합니다. 어릴 적부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집에서 부모님과 대화를 잘 하고 있나요? 학교에서 선생님의 가르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배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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