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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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욕에 사로잡혀서 모든 정치적 투쟁을 승리한 인간은 정상의 범위에서 이탈한 호전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무서운 것은 지력이 아니고 하물며 무력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이의 인격입니다.”

 

모든 생물 중에서 인간만 같은 종끼리 제노사이드를 행하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야. 이것이 사람이라는 생물의 정의야. 인간성이란 잔학성이란 말일세.”

 

지금 지구상에 살아남은 65억의 인간은 100년 정도 지나면 다 죽을 걸세. 그런데 이렇게 먼저 서로 죽여야 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

 

역사학만은 배우지 말게. 지배욕에 사로잡힌 멍청한 인간이 저지른 살육을 영웅담으로 바꿔서 미화하니까 말이야.”

 

서평 중에 어느 소설가가 이 소설처럼 재미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문구가 있었다. 그걸 보고 동네 도서관에서 바로 쥐어들었다. 600쪽이 넘는 분량에 당황했지만 이틀 동안 수불석권이란 무엇인가를 확실히 느끼게 해줬다. 마치 재미있는 SF 영화를 본 듯 지적 추리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 줬다. 이렇게 재미있는 건 천명관 이후로 처음이다. 물론 천명관의 키득거리는 재미와는 다른 진땀나는 재미였다. 다카노 가즈야키의 다른 작품 <13계단>에도 반드시 손이 갈 것 같아. 그러나 동네 도서관에는 이미 대출 중이다.

 

정교한 스토리 라인의 놀라움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가지 단점만 지적하자면, 현생 인류와 신생 인류의 관계를 마치 인간과 신의 관계로 두고자 한 점에서 개연성이 떨어졌다. 예를 들어, 하느님이 예수님을 통해 인류를 구원하고자 한 게 과학적 개연성이 떨어지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은 전지전능한데 굳이 아들까지 죽여 가며 그 사소한 인류를 구원하고자 한 점에서 개연성이 떨어지듯, 소설 속 신인류가 죽음을 불사하고 미약한 현인류의 도움을 받아가며 불치병에 걸린 수많은 아이들을 살릴 신약을 개발하는 모티프를 만든 게 그러하단 말이다.

 

여하튼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소설을 통해 권력자와 수구 세력들이 얼마나 호전적인가를 실감나게 느낀 점이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의 탄생에 즈음하여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이다. 또한 인간끼리 죽이는 동종학살의 원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점이다. 이제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 , >를 읽어야 할 시점이다. 아마도 <제노사이드>는 소설판 <, , >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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