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 - 우리 시대 부모들을 위한 교양 강좌
심상정 엮음 / 양철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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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외고 서울대 재벌 다 없애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 만들자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는 일류대 나와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재벌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라는 게 우리 모습은 아닐까. 삼성전자는 밉지만 갤럭시는 갖고 싶고 사회는 평등해져야 하지만 우리 가족만은 아주 약간 특별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모 경제지의 논설 결론 부분이다. 그러나 누구나 남보다 잘먹고 잘사는 걸 욕망하지만 그걸 절제하는 게 사회성이고 도덕성이고 준법성이지 않을까? 욕망이 탐욕되지 않게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을 이 책에서 배우자.

 

<밑줄 쫙>

 

대한민국 정부가 쓸 수 있는 예산 중에 정부가 쓸 수 있는 가용예산이 한 10조 조금 넘습니다. 대기업의 금고 안에는 56조가 들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보다 대기업이 훨씬 더 자원이 많아요. 그러면 대한민국 정부가 인적 자원과 재산을 정부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대기업을 밀어주고 후원하고 대기업의 성장에 올인 하는 게 맞을까요, 정부보다 인적 자원이 열악하고 인프라도 열악하고 돈도 없는 쪽을 도와주는 게 맞을까요? - 박경철 

 

존 론스가 쓴 <정의론>이란 책이 있는데, 이 책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해 주는 말이 있어요. 바로 '무지의 베일'입니다. 내가 앞으로 어떤 상태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보라, 그런 상태에서 고르는 게 사실은 가장 정의로운 것이다, 라는 의미입니다. 가령 내가 부잣집 아들이면 다른 사람한테 돈을 주는 데 반대하겠죠. 왜냐면 내가 낸 세금으로 줄 테니까, 그러니까 내가 제일 나쁜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할 때, 최소한을 고르라고 한다면 그게 바로 정의다, 라는 것이 롤스의 최적차등의 원칙입니다.

 

민간에게 맡기면 분명히 좋은 서비스가 생깁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 대한 서비스는 없어집니다. - 정태일

 

독일의 고등학교 국어 시험문제를 본 적이 있어요. 독일에는 문학 교과서가 없습니다. 사실 문학 과목은 교과서가 필요없거든요. 교실에서 소설이랑 시를 같이 읽어요. 소설에 주인공인 A가 나오고 A의 친구 B가 나와요. 시험문제가 어떻게 나오냐면 그 소설의 배경보다 5년 정도 지났다고 가정하고, 네가 B의 입장에서 A에게 편지를 써라. 이게 독후감 숙제가 아니고 시험이에요.

 

예전의 학력고사가 고도로 지식의 소유 여부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수능은 그래도 역량을 검증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어느 정도 이동한 거예요. 완전히 이동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동한 거예요. 장기적으로 한 번 더 바뀔 가능성이 있어요, 그렇다면 분명히 논술형으로 가요. 유럽의 대학은 이미 다 논술형이에요. 미국이 SAT라는 객관식 시험을 보는데 요즘 미국에서 SAT를 논술형으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어요. 

 

우리는 개인 간에 경쟁을 시켜야 조직의 역량이 커진다고 생각을 해요. 만약 그 말이 맞는 말이라면 회사 사장이 사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해면 돼요. "여러분, 일을 하다가 옆에 있는 동료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모른 척하세요. 내가 잘났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란 말이에요." 정신 나간 사장이죠. 사장님은 동료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도와주고, 다른 부서하고도 협조하라고 말해요. 경쟁은 다른 회사와 해야 되잖아요. 내부 경쟁은 상당히 체계적으로 통제됩니다. 경쟁을 가장 많이 통제하는 곳이 가정이죠. 기업 조직에서 본격적으로 경쟁이 존재하는 부서는 영업부서밖에 없어요. 다른 부서에서 경쟁하겠습니까?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에서 그렇게 할까요? 새로운 중형 승용차를 개발해야 되는데 A팀도 개발해라, B팀도 개발해라, 경쟁해서 누가 누가 잘하나 보자. 이런 회사는 하나도 없어요. 개발팀은 다 한 팀이에요. 그러니까 기업과 같은 조직의 경쟁력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은 협동 능력이제요. 서양에서 상대평가를 안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때문이에요.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나라 중에서 학교 성적표에 등수가 나오는 나라는 딱 한 나라 있어요. 일본입니다. - 이범

 

모 대학 의대에 다니는 한 아이는 원래 다른 거 하고 싶었는데 부모가 하도 의대, 의대 해서 의사 자격증 따서 엄마, 아빠한테 의사 자격증 보여주며 "이제 됐지?"라고 한마디 하고, 부모가 사 준 건 연필 한 자루 안 가져가고 옷도 다 벗어 놓고 부모의 흔적을 다 버리고 나갔어요. 어디로 갔는지 모르죠.

 

예전에는 귀가 시간 때문에 부모들의 재촉을 받았죠. 그런데 지금 애들에게 새벽 1~2시는 가뿐하게 넘어주는 시간이죠. 어떻게 그러냐고요? 중고등학교 때부터 늦게까지 밖에 머무는 것이 몸에 익은 거예요. - 나임윤경

 

모든 생명체는 자율성이 본질입니다. 어느 순간까지는 제멋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게 용납해야 하거든요. 우리가 길섶에서 보는 강아지풀이나 사람 발에 밟히는 질경이한테 언제 너 싹 틔워라, 언제 너 꽃 피워야 한다, 언제 너 열매 맺어야 한다, 그러지 않잖아요. 그런 간섭받고 꽃필 때 정하고 열매 맺을 때 정하는 거 아니거든요. 저절로 자연스럽게, 그 말이 바로 자연이죠. 저절로 그렇게 살아서 꽃피고 열매 맺거든요. 사람 새끼는 다른 짐승의 새끼나 식물보다 훨씬 더 많은 자율성이 주어져야 온전한 생명체 구실을 하게 됩니다. - 윤구병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그러니까 20세기를 통틀어서 세계 인구의 10분의 1이 전쟁으로 사망합니다. 문화와 물질적 수준이 발전한 시대에 왜 이토록 엄청난 살육이 일어날가요? 안 보고 죽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만약 칼로 싸우면 여러분들은 몇 사람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얼굴 쳐다보고 전쟁하면 몇 사람 못 죽인다고 합니다. - 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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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1 13: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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