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덫 세미나리움 총서 1
한스 피터 마르틴 외 지음, 강수돌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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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세기 반이 지난 지금 리카도의 근본전제는 완전히 낡은 것이 되어버렸다. 오늘날 자본보다 더 이동력이 뛰어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현재 국제투자가 무역의 흐름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고 있으며, 광속도로 급속히 진행되는 수십억 달러의 자본 이전이 특정한 나라와 그 나라 화폐의 환시세 및 국제적 구매력을 결정하고 있다. 상대적 비용우위는 이제 더 이상 사업의 추진력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시장, 모든 국가들에 동시에 적용되는 절대적 우위이다. 초국적기업들은 임금이 가장 헐하고 사회보장 지출이나 환경보호비용을 전혀 물지 않는 곳에서 상품을 생산하도록 조직함으로써 그때마다 상품비용의 절대적인 크기를 줄이고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상품가격뿐만 아니라 노동력의 가격도 떨어지게 된다. (209~210쪽)”

비교우위인 전자제품, 자동차, 배를 수출하고 그렇지 않은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이 살 길이라는 논리는 리카도의 상대적 비용우위라는 논리에 근거한다. 하지만 그 주장이 시대착오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시아의 경제기적은 가난과 저발전으로부터의 탈출이 시장경제적인 방법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전세계 경제학자와 기업가들에 의해 칭송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OECD 나라들의 자유경쟁 자본주의와 아시아적 급성장 사이에는 공통점이 적다. 예외 없이 새롭게 떠오르는 호랑이와 용(한국, 타이완, 싱가포르,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남부 중국)들의 경제성장은 서구에서 금기시된 전략, 즉 경제활동의 모든 영역에 대한 대대적인 국가의 개입에 기초하고 있다. 순한 양을 - 멕시코가 다시 한번 당했듯이 - 국제적인 경쟁의 도살장에 끌고 가는 대신, ‘용’들은 자카르타에서 베이징에 이르기까지 국가에 의해 주도된 경제건설의 다양한 도구를 발전시켰는데, 이러한 도구들의 도움으로 그들은 그토록 높은 경제성장을 유연하게 통제하면서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257쪽)”

프리드먼과 하이에크를 따르는 신자유주의자들은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이 그나마 이만큼 부유해진 까닭은 국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폭력범들이 담장 속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302쪽)”

빈부격차는 빈자와 부자를 격리시킨다. 20%의 부자는 80%의 빈자를 피해 자기들끼리 높은 담장을 쌓고 산다. 늘 테러당할 것이 두려운 부자 역시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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