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번영의 길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번영의 길(The Road to Prosperity)이라는 제목은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을 패러디한 듯하다. 단지 제목만 패러디한 것이 아니라 내용자체도 패러디한 듯하다. 왜냐하면 책 속에서 하이에크를 비롯한 신자유주의자, 시장주의자, 개방주의자가 매우 자주 인용되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서문에서 "이 책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평소 내가 가진 신념과 비전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가치관에 따라 여러분의 선호가 분명히 갈릴 수도 있다"라고 밝혔듯, 노골적으로 신자유, 시장, 개방을 옹호하고 있다.


맹목적으로 읽으면 위험한 내용들이지만, 비판적으로 읽으면 쓸모 있는 부분도 있기는 하다. 읽으면서 들었던 몇가지 의문을 정리해본다.  

 

첫째, 평등주의자는 인간의 본성이 이타적이라고 보고, 자유주의자는 이기적으로 본다는데 똑같이 이기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평등주의자는 교육이나 제도를 통해 이기적인 본성이 과도하게 나타나지 않도록 조율하자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둘째, 국가가 기업(가)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면서 노동자의 파업을 규제하도록 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기업가나 노동자나 똑같이 시장인데. 


셋째,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아서 한국의 흥한 것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기업(가)에 대해 특혜를 주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에 흥한 것이 아닐까? 물론 그렇게 흥했기 때문에 오늘날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고 있기도 하고.


넷째, 필리핀, 아프리카 등이 평등주의, 사회주의 때문에 망한 예라면 북유럽은 왜 흥했을까?

 

다섯째, 자유주의, 자본주의가 번영이라면 빈부격차나 환경파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여섯째, 자유주의자들이라도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은 한에서의 자유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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