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 옮김 / 창비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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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을 두고 늘 벌어지는 논쟁은 누가 전쟁을 일으켰냐는 점이다. 즉 북침이냐 남침이냐는 거다. 그런데 답 찾기가 쉽지 않다. 일단 북침의 정의도 헷갈리기 때문이다. 흔히 북침을 북에서 남을 침략하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그러나 사전에 의하면 남에서 북을 침략하는 게 북침이다. 아마도 북풍은 북에서 불어오는 바람이기 때문에 이런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언어의 혼란을 정리하고도 역사적인 논쟁은 여전하다. 보수우파는 북이 남을 침략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진보좌파는 남이 북의 침략을 부추긴 것으로 주장한다. 좌파의 이 주장은 부르스커밍스의 저서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저자 와다 하루끼는 커밍스의 주장에 반박하며 최소한 북이 남을 먼저 침략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인천상륙작전 이후 유엔군이 기존의 38선을 넘어 북진한 것은 문제라고 인식한다. 결국 처음엔 북한이 잘못했지만 나중엔 남한도 잘못을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방과실이 아닌 쌍방과실인데 남과 북뿐만이 아니라 중국/소련과 미국/유엔도 과실의 지분이 있다. 다만 그 과실의 비율을 측정하는 것이 복잡할 따름이다. 그러나 수백만명이 사망한 최악의 참극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가장 어이없는 건 그 전쟁 때문에 일본은 무려 114천억달러를 벌었다는 점이다. 단순 계산하면 수십에서 수백조에 해당하는 돈이다.

 

한국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북한 민간인이고, 최대 수혜자는 일본 기업이다.

 

<밑줄>

전쟁은 일본 경제에 카미가제라고 불릴 정도의 호경기를 가져왔다. “우리 재계는 구원받은 것이다라고 당시의 일본은행 총재 이찌마다 히사또는 회상하고 있다.

 

특수규모는 개전부터 1년간은 약 33천만달러, 다음 1년간도 같은 규모이고, 마지막 1년간은 48천만달러에 달하였다. 일본의 외환보유고는 50년 초 2억달러에 불과했던 것이 51년 말에는 9억달러로 늘어났다. 일본은 한반도의 비극을 통해 이익을 얻어 전전의 경제수준으로 부활할 수 있었고, 1955년부터의 고도성장의 기초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전쟁은 무엇보다도 우선 남북 3천만, 재만 70만 조선인에게 직접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또한 한국인, 조선인뿐만 아니라 중국인과 미국인도 큰 피해를 입었다. 그 피해규모는 오늘날까지도 정확하게 계산되어 있지 않다.

브루스 커밍스와 존 할리데이의 한국전쟁은 피해를 최대한으로 계산한 연구일 것이다. 그들에 의하면 전쟁으로 잃은 인명은 300만에서 400만으로 추산된다. 북한의 사망자는 민간인 200만명 이상, 군인 약 50만명이다. 여기에 중국 군인 약 100만명이 죽은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인은 민간인 사망자 100만명, 전투에 의한 군인 전사자는 47천명으로 되어 있다. 미군 병사의 사망자는 54,246, 그밖의 유엔군 사망자는 3,194

 

이승만도 북진통일할 의도는 있었으나 그 능력은 없었고, 일단 그 능력이 생기자 서슴없이 무력통일에 나섰다는 것이다. 북한 측 선제 무력공격으로 한국전쟁이 시작되었으나, 유엔군 참전 이후 한국군과 미군이 38도선을 넘어 진격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북한과 남한이 모두 한차례씩 무력 통일을 시도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역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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