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대, 인간의 일 -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개정증보판
구본권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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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장을 통해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9생각하는 기계에 대해 인간이 경쟁력을 갖추려면?”은 꼭 읽어야할 내용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감정의 동물이다. 예를 들면 호기심이 많다. 온갖 실수를 통해 진화했기 때문에 기계와 다르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진화할 수 있었다. 로봇이 인간은 쉽게 하는 걸음마를 어려워하는 까닭은 아마도 지나치게 이성적이라서 그럴 것이다. 


걷기 위해선 한 발을 떼야 하고, 뛰기 위해선 동시에 두 발을 떼어야 한다. 넘어질 것을 두려워하는 이성으로는 절대로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넘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감정 즉 의지라는 불완전한 상태가 아이러니하게도 진보, 진화를 가능하게 한다. 


불완전함이 인간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밑줄>

 

로봇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1920년 발표한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처음 사용했으며, 허드렛일 또는 노예상태를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로부터 만든 말이다. 차페크는 우리는 왜 로봇을 만드는가에 대해 일을 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다수가 일자리와 생활 임금을 갖지 못하면 자본주의는 유지가 불가능하다. 로봇을 이용해 고용 없이 생산성이 높아지는 경제가 근본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이유다. 브린욜프슨과 맥아피는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패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여가는 고대 그리스어로 스콜레다. 한가함 또는 자유시간, 조용함과 평화를 뜻한다. 시간에 대한 개념이라기보다 의무와 구속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로운 상태를 말한다. 한가한 상태의 자유로움은 학문을 위한 탐구와 토론으로 이어져 스콜레는 오늘날 학교(school)의 어원이 되었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호기심이 장려되어온 사회가 아니다. 세계에서 유례가 드물게 한 가문의 왕조가 근대 500년을 안정적으로 통치해온 역사 탓에 임금과 연장자, 남성 위주의 강한 위계질서와 유교 문화를 바탕으로 한 신분제 사회의 특성이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 있다. 호기심과 자유로운 질문을 중시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문화는 20세기 시민사회와 산업의 발달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험과 경쟁 위주의 학교 교육은 호기심과 문제 파악 능력보다 암기와 해답 위주로 익히는 주입식 교육 시스템으로 특징지어진다. 위계질서가 강한 기업이나 공무원 등 각종 조직 사회는 자유로운 질문과 문제 제기에 대해 실행력을 떨어뜨리는 비효율로 간주하는 경향이 짙다.

우리 사회는 남북 분단과 전쟁으로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제약되어왔으며, 독재정권과 권위주의 통치가 이어지는 동안 자유로운 호기심 추구에는 법적, 사회적 처벌이 뒤따랐다. 정치적 자유는 물론이고 음악과 미술, 패션에서도 오랫동안 자유가 허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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