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되겠지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원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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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좋아하는 일본 사상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 분 책만 나오면 바로 사서 읽는다. 그리곤 이 분을 만나기 위해 도쿄에 있는 집(개풍관)에 직접 찾아간 일도 있다. 아내 덕분에 우치다를 알게 되서  책 몇권을 읽긴 했는데, 그 것 중 이게 제일 재밌다.

 

우치다와 나는 (감히ㅋㅋ) 비슷한 면이 꽤 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가출한 것, 딸을 키운 것, 여학교에서 근무한 것,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집을 지은 것, 밴드를  좋아하고, 여행을 안 좋아하는 집돌이 등등

 

하지만 차이는 첫째, 우치다가 블로그에 쓴 글은 책으로 내겠다는 편집자가 줄을 섰지만 난 그렇지 않다는 점. 둘째, 우치다는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집을 지었지만 (나도 우치다처럼 1층은 음악과 체육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으나ㅠ.) 나는 그렇지 못했다는 점. 셋째, 우치다는 사람의 장점을 칭찬하는 능력이 있으나 난 그 반대라는 점.

 

아무튼 어떻게든 되겠지란 낙천적인 성격이 무엇보다 닮은 것 같다. 


<밑줄>

대다수의 스승은 무의식적으로 제자가 자기보다 열등한상황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절대로 뛰어넘을 수 없을 만큼 탁월할 스승님을 모시고 있다고 믿는 편이 제자의 기술 향상에는 효율적입니다. 다만 이 시스템에는 어두운 측면이 있습니다. 언제나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계속 여기도록 만들기 위해 제자의 실력이 향상하지 못하도록 스승이 제자의 성장을 무의식적으로 가로막을 위험이 있다는 점입니다.

 

히라카와 군과 나는 얼마 전까지도 일본제국주의 타도라는 슬로건을 외쳤는데, ‘어라, 자본주의도 쓸 만한 시스템이잖아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일반적으로 관계자들 전원이 될수록 득을 볼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놓으면 어김없이 돈을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 분야를 과감하게 탐구해가는 일은 용감하고 창조적인 기획이기는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심사 불가능이라는 판정을 받아 연구자의 자리를 확보하지 못합니다. 내가 8년 동안 32개교의 공모에 모조리 낙방한 것도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았다든가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어느 정도 수준의 연구자인지 심사할 수 없기때문이지 않았을까 하고 돌이켜봅니다.

 

단지 문법 규칙이나 단어를 통째로 외우게 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고, 언어의 본질을 본격적이고 학술적으로 설명하는 편이 학생들의 빠른 이해를 돕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관사란 어떤 세계관의 산물인가?’ ‘()이란 어떤 시간 의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가하는 언어의 근원부터 설명하면 학생들은 빨리 이해해줍니다.

 

인간은 내심으로 배움을 원합니다. 교사의 배움의 스위치를 켜주기만 할 따름입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 배움에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는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교육법이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쓰루 군, 전쟁에서 살아남는 비결을 알고 있는가?” 장인이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글쎄요, 잘 모르겠느데요.” 그러자 전투가 시작되면 바로 숨는 거야하고 장인이 답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내가 쉬지 않고 책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이제까지 써놓은 글을 거의 전부 인터넷에 올린 덕분에 편집자들이 그것을 가지고 각자 기호에 맞게 자기가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구와도 금방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살아가는 중요한 능력일 텐데, 확실히 나는 그런 능력이 높은 편입니다. 혹시 요령이 있다고 한다면, 상대방의 가장 좋은 점을 찾아내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교제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재능은 그곳에 있다기보다는 그곳에서 태어나는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계를 풍부한 재능으로 만들어낸 작품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 마음에 비판보다는 칭찬하고 심사하기 보다는 기대하려고 합니다. 나는 지금 창작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교육에 대해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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