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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해 - 이만희 감독과 함께한 시간들
문숙 지음 / 창비 / 2007년 8월
평점 :
2021년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위겐’이
1975년 영화 ‘삼포가는 길’의 ‘백화’였단 걸
뒤늦게 알았다.
반백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위겐과 백화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배우 문숙은 이만희 감독과의 결혼으로 유명하다.
22살 미혼녀와 45살 그것도 아이가 셋이나 있는 이혼남이라는 점에서.
스물셋의 나이차를 극복한 사랑이 대단하기 보다는,
나이 많은 남자의 꼬임에 나이 어린 여자가 넘어갔구나 하는 속된 선입견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문숙에 대한 편견이 가신다.
30년 전 한 해를 어쩌면 이렇게 섬세하게 기억해 낼 수 있을까.
산문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시적인, 소설 같은 문장들에 눈을 떼기 어려웠다.
사실 이만희 감독과 함께한 한 해보다도 미국에서의 30년에 훨씬 더 관심이 갔다.
그 궁금증은 유튜브를 통해 바로 풀었다.
https://youtu.be/57iTYr1pTD0
“그때는 연기를 하는 배우였지만 지금은 제 삶을 연기하는 진짜 배우”
“지금 삶도 제가 감독이고, 제가 글 쓰고, 제가 연기하는 진짜 영화”
더 이상 영화배우는 아니지만
삶을 영화처럼 사는 진짜 영화배우,
영화를 삶처럼 사는 진짜 사람.
참 멋있는 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