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원 이야기 믿음의 글들 168
현재인 지음 / 홍성사 / 199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남편인 대천덕(Ruben Archer Torrey ) 신부가 한국에 선교지를 개척하겠다고 해서 아내인 현재인(Jane Grey Torrey) 사모가 따른다. 그리곤 그 선교지 개척의 역사를 사모가 정리해서 쓴 책이다. 그런데 사모의 관점에서 쓴 여러 이야기 중에 엉뚱하게도 간첩이야기가 인상에 남는다.

 

많은 숫자의 간첩들이 국군에 포위된 채 산꼭대기에 갇혀 있었다. 납치되었다가 탈출한 고등학생은, 간첩들이 북한에 희망이 없다는 무전을 보내자 끝까지 싸우라는 회신이 왔다고 전했다. 국군은 전투를 피하기 위해 간첩들이 도망할 만한 통로를 하나 터 주었다. 탈출을 시도하던 간첩들은 하나씩 죽임을 당했다. 우리가 직접 간첩과 맞닥뜨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열여덟 살이 된 벤은 평화주의자가 되어 군 복무를 거부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 중이었다그는 내가 만약 간첩과 직면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자문했다그러나 그 질문은 우리 마음 속에 떠오르는 다른 많은 질문들처럼 대답되지 않은 채 지나갔다.”

 

아마도 196810월 삼척으로 상륙해 들어온 북한 무장간첩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그들과 직접 만나지 않아서 죽음을 각오한 신앙적 결단을 하지는 않았다. 

 

미국에서 한국에 들어와 선교지를 개척하는 것이나 북한에서 남한으로 들어와 유격전을 벌이는 것이나 목적은 같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억압과 고통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것이니. 종교적인 신앙이나 정치적인 신념이나 오십보백보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의도가 선이냐 위선이냐, 그 방법이 비폭력이냐 폭력이냐일 뿐... 과거 기독교인들이 선교를 명분으로 약탈과 살육을 자행했던 역사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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