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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 자유화 파탄, 대학 평준화로 뒤집기
하재근 지음 / 포럼 / 2008년 2월
평점 :
‘서울대학교 학생선발 지침’이란 책 제목은 ‘서울대학교 학생을 선발하지 말자는 지침’이다. 즉 대학평준화를 얘기하는 책이다. 다소 장황하고 반복되고, 대학평준화 지침보단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에 치우친 아쉬움은 있지만 그 점을 참고하여 참고 읽어낼 가치가 있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민주주의 정권이라기 보단 신자유주의 정권이었다.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공부하는 능력에 따라 일류대학에 가고, 돈 버는 능력에 따라 재벌이 되는 것을 자유라고 얘기하는 것은 가짜 자유, 즉 신자유주의다.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가 아니다. 능력이 아닌 노력에 따라 보상을 받고, 아무리 노력을 많이 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지나치게 보상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다.
<밑줄>
우리나라는 지금 사람으로 태어나기 싫은 나라이며(OECD 저출산률 1위), 재수 없어서 태어났어도 여건이 된다면 국외로 탈출하고 싶은 나라이며(해외 유학, 두뇌유출), 여건이 안된다면, 즉 나갈 돈이 없다면 목숨을 끊어서라도 떠나고 싶은 나라가 됐습니다(OECD 자살률 1위)
옛날엔 종신고용체제로 국가가 중산층 국민공동체를 형성했지만 지금은 상시적인 고용불안뿐입니다. 안 잘리고 남은 사람들은 능력주의, 성과주의 연봉제란 미명하에 소수와 다수로 다시 양극화됩니다.
자유시장은 주주와 소비자의 이기심을 합리적 경제행동이라고 찬양하고 노동자의 삶을 향한 절규는 철밥통 이기주의라고 밟아버립니다. 일류학벌을 향한 수요자들과 일류학교들의 이기심을 당연시하고 전교조의 저항을 밟아버립니다. 결국 자산가가 아닌 대다수 국민이 자기 발에 밟히는 겁니다.
주주가 가져가는 몫에는 시장 자율의 신장이라며 기뻐하고, 노동자가 가져가는 몫에는 마치 재산을 강탈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적으로 보이는 분위기가 노조에 대한 적개심을 키웁니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과 섞이는 걸 싫어합니다. 국가가 억지로 섞이게 해야 범죄율일 떨어집니다. 그런데 부자들은 자꾸만 자신들만의 별천지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그러면 빈민가가 분리돼, 아이들이 일찍부터 좌절하고, 미국처럼 범죄율이 올라가, 결국 자기들도 고달파지는데 그런 건 생각 못합니다. 소비자로서의 이기성, 단기성 때문이지요. 이들의 이기성과 단기성이 발현된 시장 선택이 바로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 같은 귀족 입시학교와 심화된 대학서열체제를 만듭니다.
나 혼자만 시민이면 공화국이 아닙니다. 모든 국민이 다 시민인 나라가 공화국입니다. 즉 나만 자유인인 나라, 다시 말해 내가 왕인 나라는 공화국이 아닙니다. 소수만 자유인인 나라도 공화국이 아닙니다. 모든 국민이 자유시민인 나라가 공화국입니다.
대학서열체제가 사라지면 입시지옥이 사라집니다. 전 국민의 삶의 질이 일거에 향상됩니다. 사교육비 고통이 사라집니다. 내수시장이 활성화됩니다. 자영업도 살아납니다. 지방공동화, 저출산이 반전됩니다. 시민이 길러져 민주주의가 발전됩니다. 인재가 길러져 국가경쟁력이 향상됩니다. 덕성이 길러져 사회가 따뜻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