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교사 양성과정
홍세화.이상대.이계삼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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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론하는 교사가 되지 말자


불온(不穩)은 온당(穩當)하지 않는 것 즉 맞지 않다는 것이다. 맞지 않으니 평온(平穩)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말로는 불량(不良, 어질지 않음), 불순(不純, 순수하지 않음), 불손(不遜, 겸손하지 않음) 등이 있다. 이 중에 불순(不順, 순종하지 않음)과 가장 짝을 잘 이룰 것이다.

 

그런데 맞지 않는 것과 순종하지 않는 것이 왜 어울릴까? 맞지 않으면 순종하지 말라는 거다. 옳지 않으면 옳다고 가르치지 말라는 거다.

 

불온(不穩, 옳지 않음)한 건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야 진정한 교사이지, 부론(不論, 말하지 않음)한다면 가짜 교사이다.

 

부론하는 교사가 되지 말자

 

<밑줄>

자연과학처럼 정답이 있는 학문은 학생들을 줄 세우고자 한다면 줄 세울 수 있습니다. 그조차 옳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인문사회과학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국어 능력을 어떻게 자로 재듯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까. 학생이 인간과 세상을 보는 감수성과 감각, 이해력, 논리력, 사고력을 어떻게 칼로 자르듯 점수를 매길 수 있나요? 불가능합니다. 근데 우리 학교에서 이렇게 하고 있어요.

스피노자는 생각의 성질 = 고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생각이란 한번 자리 잡으면 안 떠난다는 것입니다. 스피노자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사람은 한번 형성한 생각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단 갖게 된 생각을 꽉 껴안고 산다는 겁니다. 그렇게 때문에 지배 세력이 교육을 장악하는 것이죠. 어린 학생들에게 그들의 가치관을 심어 주려고요. 특히 한국처럼 인문사회과학을 주입식으로 배우는 나라에서는 자신이 평생 삶의 푯대로 삼고 살아갈 생각을 주입식, 암기식으로 형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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