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평소 화풍이 있으셔서, ㅎㅎㅎ 본인임을 밝히고 싶지 않아도 조만간 탄로나지 않을까 싶은...^^;

나무는, 약간 위쪽으로 치우치긴 했지만 용지 중앙에 그려져 있다. 이러한 사람은 남성적 성향과 여성적 성향을 모두 사용하여 남녀 모두와 적절한 관계를 맺는 조화로운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대개 나무 그림에서 뿌리는 본능과 무의식, 줄기는 감정과 정서, 수관은 정신과 이성 등을 상징한다. 뿌리와 줄기, 수관 어느 한 곳이 특별히 치우치게 발달한 느낌 없이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모양이다. 본능과 감정, 정신세계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눈여겨보면 뿌리에서 줄기로, 다시 줄기에서 수관으로의 에너지 흐름이 원활해 보이지는 않는다. 반 닫힌 이행으로 막혀 있고 가지와 뿌리는 단선 처리 되어 있다. 이는 세 영역을 계획 하에 통제하려는 피험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전반적인 스트로크는 섬세하고 다분히 여성적이다.

지각양식과 학습형태에 의한 스트로크의 사용법 분류에 대한 논문(1968)에서 매트뮐러희릭은 사람을 시각형, 청각형, 운동형으로 나누었는데 이 나무에 쓰인 스트로크는 대표적인 시각형이라 볼 수 있다. 잘 분화된 부드러운 선으로 정확하나 강약을 조절하며 장식적인 방법으로 꼼꼼하게 그리고 있다.

이렇게 가늘고 연하며 충분히 시간을 들인 스트로크를 쓰는 사람은 주의 깊고 약간은 종속적이며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권위를 수용하고, 규칙을 지키면서 자기표현을 억제하곤 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자세히 살피면 표현에 있어 종종 약간의 망설임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아 자기 억제에는 조금의 열등감이 동반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전체적인 나무의 인상 속에서 자칫 지나칠 수 있는 sign이 보인다. 수관의 세 부분 중 맨 오른쪽 수관을 받치고 있는 가지만이 유독 두꺼운 것과, 줄기의 오른쪽 부분의 선이 여러 번 겹쳐져 있는 것이다.

용지를 좌, 우로 나누어 볼 때 좌측은 수동성, 수용, 여성, 과거의 영역이다. 반대로 우측은 적극성, 통제, 남성, 미래의 영역이다.

왼쪽 수관과 가운데 수관은 가는 가지가 받치고 있는데 오른쪽의 수관만 굵은 가지가 지지하고 있다는 것은, 피험자가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 여성이나 여성과 관련한 세계에 적응 하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일해야 하는 것, 통제된 규칙상황 하에 있는 것, 남성이나 남성의 영역에 적응하는 것에 더 큰 부담감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추론할 수 있다.


용지는 보통 상/중/하, 좌/우 정도로 나누어서 살핀다. 그런데 이 나무는 수관이 확연하게 세 개로 나뉘어 있으므로 용지의 구분을 좀 더 세분화해서 살펴보기로 한다.(가로 네 칸, 세로 세 칸, 총 열 두 영역)

우선, 수관 자체가 거의 균등하게 세 덩어리로 나뉘어 있는 것, 그러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은 매우 특이한 경우이다. 이는 피험자가 정신적인 영역의 성과에 있어 다방면에 걸쳐 고른 관심과 재능을 갖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때, 중압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맨 오른쪽의 수관은 완성, 사고, 과학·수학, 계획, 명성, 경쟁, 망상, 충분한 재력, 독립, 실험 등의 영역이다. 일반적인 가지가 받치고 있는 두 수관이 해당하는 영역은 대략 예술, 음악, 직관, 공상, 문학, 종교, 신화, 광신성이나 이상주의, 박애주의, 위트, 역사 등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피험자가 생활을 해 나감에 있어 어떤 부분을 힘들어 하고 수월해 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하겠다.


나무를 수관, 줄기, 뿌리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볼 때, 피험자 개인의 독특한 발달에 관해 가장 중요한 정보를 주는 것이 바로 수관이다. 수관에서는 인간관계에의 의식된 태도와 환경 전체와 관계를 맺는 자세가 표현된다. 앞서 말 한대로 정신영역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지적발달, 흥미의 범위, 목표의 성질, 만족의 대상 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 나무의 전체적인 수관 모양을 살펴보면 타원형에 가까운 버섯형이다. 버섯형의 수관을 그리는 사람은
어떻게든 외부로부터 자기를 보호해야만 한다고 느끼고 소극적인 성향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보통 수치심이 내재되어 있어 재능을 갖고 일을 달성했을 때에도 자신의 결점에 먼저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버섯형의 수관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지지와 칭찬이 필요하다. 그러나 피험자의 나무는 완고한 버섯형이라고 보기에는 특이한 부분이 있고, 내부의 가지가 약하긴 하나 위를 향해 뻗어가고 있으므로 특유의 부적인 감정이 문제시될 정도로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관과 줄기가 연결되는 부분은 완전히 열려 있지 않고 반 닫힌 이행 상태이다. 이런 경우는 이성이 정서를 어느 정도 통제하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여 다방면의 활동으로 균등하게 인도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것이다.


줄기의 모양을 보면 뿌리부분이 약간 넓어지는 형태의 평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줄기는 성을 건강하고 솔직하게 수용하며 무의식의 경험과 풍부하게 접촉하는 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줄기와 뿌리 역시 반 닫힌 이행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본능과 성을 거침없이 감정에 반영하기 보다는 의식적인 통제 하에 여과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줄기에는 두어 개의 옹이가 보이는데, 특히 하단 오른쪽의 옹이는 그 크기가 큰 편이다. 나무줄기의 옹이를 트라우마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으며, 이 경우 그 위치 상 발달 초기, 부성적인 영역에서의 트라우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특수 sign의 해석은 단순하게 확정지어서는 안되므로 피험자와의 상담을 기초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단선으로 상세히 그려진 뿌리는 땅 속으로 섬세하게 파고들고 있으며, 이는 무의식을 흡수해 본능을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는 건강한 감수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줄기나 수관과는 달리 유독 뿌리만 단선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아 피험자는 본능의 영역을 자유롭게 열어 보이기 보다는 뭔가 인위적으로 추상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성인일 경우 성경험을 누리고 있으나 성관계에 있어 냉담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의지만으로 성관계에 대한 반응을 끊거나 나타낼 수 있는(조절할 수 있는) 상태라고 여겨진다.
뿌리 좌우에 펼쳐진 지면은 전반적인 조화와 더불어 적절한 환경적 지지를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나무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어쩌면 ‘음영’일 것이다. 음영은 단순한 묘화기법일 수도 있으나, 대개 방어나 은폐, 회피의 기제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피험자가 사용한 음영은 빛의 방향과는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나무를 감싸고 있다. 이 음영은 의식되고 통제된 일종의 방위 시스템으로, 상처입기 쉬운 자신의 덮개, 혹은 보호막으로 음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음영과 연관해서 단선으로 표현된 가지나 나무껍질의 짧은 세로선 등도 대표적인 방어 기제다. 나무껍질에 이와 같은 점을 그리는 피험자는 보호장치를 만들고자 노력하기는 하지만, 자신이 쉽게 상처 입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쉽게 노출된다는 사실 자체도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10.28. 마태님.

 평소 심리 테스트를 즐겨하지 않는다. 잠깐의 재미는 될지언정 그런 테스트가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곤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심리 테스트는 평소 내가 생각하던 나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줌으로써 날 놀라게 한다. 최근에 진우맘님이 해주신, 나무 그림을 이용한 심리 테스트는 놀람을 넘어서 경악의 수준으로 날 이끌었다. 내가 가장 놀란 대목은 바로 이거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성관계에 대한 반응을 끊거나 나타낼 수 있는(조절할 수 있는) 상태라고 여겨진다.”


사람이 혼자 살아가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바로 하고픈 욕망의 조절일 것이다. 나 역시 십대, 이십대 때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지만 오랜 기간의 수양을 거치며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그건 내가 남은 생애를 혼자 보내기로 결심한 비결이기도 하다.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욕구 때문일 텐데, 내게 여자 친구가 많아진 것도 다 내가 득도한 이후다. 근데 내가 그린 나무가 그 상태를 말해준다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궁금하다. 내가 질풍노도의 시기-욕구가 많았다는 뜻이다. 안믿어도 좋지만 내 첫 경험은 서른살 때니까-에 있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나무를 그렸을까? 어릴 때부터 난 뿌리를 단선으로 그렸던 것 같은데.


제가 그린 나무에 의하면 전 이런 사람이랍니다. 진우맘님, 심리검사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30. 진/우맘.

단선의 뿌리를 그린다고 해서 다 득도하신 분은 아닐터....저야말로 얼른, 이 나무그림 영역에서 득도를 하여 더 도움이 되는 분석을 해 드릴 수 있어야 할텐데요.
마태님 소감문만 보면 저~기 미아리 어디 즈음에 돗자리 펴고 앉아야 하겠습니다. ㅎㅎㅎ 하지만, 나무에서 읽어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를 주욱 나열해 놓은 게 이 결과표이니까요, 그중에 읽는 이가 유독 마음에 와 닿는 부분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놀라고, 경악하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요? ^^ 사실, 모든 분석결과가 다 마태님의 심리와 일치하진 않을 거 아녜요. 그죠?
어찌 보면, 심리 검사 결과 페이퍼를 본 후 피험자의 반응도 심리 검사 과정에 포함시켜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
그나저나.......
존경합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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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5 15: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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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5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25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26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10-28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정말 감사합니다. 퍼가요.

마태우스 2006-10-28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에 대한 느낌은 제가 퍼간 페이퍼의 앞부분에 썼습니다. 좀 놀랐어요

비누발바닥 2006-10-29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저도 요즘 미술치료 과목을 듣고 있는데 ....분석을 한번 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