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동심에서 너무 멀어져버린 걸까요? 아직도 우리 진양의 그림책 취향을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작은집 이야기를 배송받아 읽어 보고는 상당히 난감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도 안 나오고, 말놀이도 없는데다가 상당히 긴 내용...그리고 이 묵직한 메세지. 도시화, 산업화라는 이 메세지를 과연 딸래미가 소화해 낼 수 있을것인가? 라는 의구심으로 이 책은 한 달 가까이 직장의 책꽂이에 머물렀지요.
그런데, 그것이 다 기우였나 봅니다. 어른이나, 그것도 어설픈 국어공부를 한 어른이나 메세지를 따지지요. 진양은 작은집 자체에 몰두해서 진심으로 공감하고 불쌍히 여기고 또 해피엔딩을 즐기더군요. 제가 쓸데 없이 고민했던 <작은 집은 왜 이런 상황에 처했나>라는 질문 대신, 대체 새로 심은 사과나무가 어느 것인가...를 집요하게 묻더라구요.^^;; 계속 배우고 깨닫습니다. 묵직한 메세지를 마음 대 마음의 직통 코스로 전달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림책이란걸 이제야 진정으로 깨달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