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본인의 글에 대한 <자뻑 정신>에 대해, 몇 번 말한 적이 있다.
난,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솔직히 지나간 내 글을 읽는 편이 몇 배는 더 즐겁다.
내 글은, 다른 그 누구보다도 '내 취향에 맞는' 글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소린가? ^^)
그럼 내가 추구하는 글은 어떤 글?
일전, 파란여우님이 써 주신 서재 리뷰 중 이런 구절이 있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펄이 진한 아이셰도우 같은 글빨을 읽으면서
이렇게 명랑, 쾌활, 단순한 기쁨,
너무나 평범하고 그래서 너무나 가까운 듯 여기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있구나...
아....기뻐라. 내가 추구하는 글이 딱, 저 느낌이다. 명랑, 쾌활, 단순한 기쁨, 너무나 평범하고 그래서 가까운....거기에 버리지 못한 허영심 때문에 쓸 데 없이 과도한 수식어 몇 개, 그래서 좀 촌스럽게 화려한.... 그런 문장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이다.^^
앗, 잡설이 길었다.
여하간, 그런 자뻑 정신을 가진고로, 가끔 지나간 일기장을 들춰보는 것처럼 리뷰나 페이퍼를 뒤적여보곤 한다. 헌데 워낙 방대한 양이라...ㅎㅎ, 이 때 자주 써먹는 방법이 <추천순>으로 늘어놓아 보는 것.
너무 피곤해서인지 도리어 잠이 오질 않는 오늘 밤도, 무료하게 앉았다가 그 짓을 한 번 해 보았다.
헌데, 새로운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추천이 많은 리뷰 열 개 중에, 자그마치 네 개...40%가 화장품, 혹은 음반이다.
총 533편의 리뷰 중 화장품/음반 리뷰는 38 개, 7%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참고하면, 이건 나름대로 대단한 퍼센테이지다.
양도 양이거니와, 책 리뷰를 쓸 때 화장품이나 음반보다 세 배 가량은 더 기운을 쏟는데...ㅎㅎ.^^;;
아무래도, 책 보다는....화장품과 음반 쪽이 더 성미에 맞는게지....
사실, 책 리뷰를 쓸 때는 아무래도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간다. "잘 써야겠다."는 의지...라 해야 하나?
그러나 내키는대로 가끔 지르는 화장품, 음반리뷰에는 그런 과도한 힘이 없다.
화장품 리뷰는, 그저 여동생, 도통 꾸밀 줄 모르는 옆집 아줌마를 붙들고 수다를 떠는 것처럼.
음반은, 말 그대로 느낀대로....feel 받은대로. 써도 그만, 안 쓰고 넘어가도 또 그만.^^
그런 가뿐함이 도리어, 읽는 이에게 수월하게 다가가고...결국 진정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된 거 아닌가...싶다.
그런 의미에서, 리뷰 카테고리를 재정비 했다.
'발라본 것, 들어본 것'이라고 뭉뚱그려 있던 화장품/음반 리뷰를 '책벌레, 화장품 바르고 꿈틀꿈틀', '책벌레, 이어폰 꽂고 꾸물럭꾸물럭' 이라고....
흠.....내가 쓰는 글은 마음에 들지만, 어째 제목 짓는 네이밍 센스는 영.....성에 안 찬다.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