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숨은아이 > 52일째 단식을 이어갈 거라는 마로 아빠

지난 22일 밤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아가며 침묵의 촛불행진을 벌이다 병원으로 후송된 단식농성단원들을 통일운동단체 원로들이 방문해 격려했다.
23일 낮 12시 30분경 범민련 남측본부(의장 나창순) 이종린 명예의장을 비롯해 통일광장 소속 비전향 장기수 김영승, 김영식, 안학섭, 이성근 선생은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 6108호에 입원하고 있는 한국청년단체협의회(의장 전상봉) 송현석 정책위원장과 범민련 남측본부 최복렬 대외협력국장을 만났다.
오늘로 단식 52일째를 맞은 송현석 정책위원장은 22일 밤 행진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으나 현재까지 주사도 맞지 않은 채 단식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송현석 정책위원장은 단식 52일 동안 몸무게가 무려 24kg이 줄어 현재는 63kg이다. 취재를 해오던 기자가 봐도 52일전 모습과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송 위원장의 몸이 확연히 야위었다.
어제 밤부터 계속 간병하고 있던 안양사랑청년회 김광범 씨는 "일단 간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마쳤고 너무 오랜 단식으로 피부가 심하게 상해 피부검사도 받은 상태"라며 송 위원장의 신상을 전했다.
또한 김 씨는 "병원에서는 빨리 입원하기를 재촉하고 있지만 본인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서 일단 오후에 한청 의장이 병원에 오면 함께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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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계속 해도 될지" 건강상태를 확인해보겠다며 송 위원장의 진맥을 짚어보고 있는 안학섭 선생.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 | 병원을 방문한 원로들은 하나같이 송현석 정책위원장의 건강을 염려하며 단식을 그만두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복식을 권유했다.
그러나 송현석 정책위원장은 "운동단체들이 '부도수표'를 너무 남발해서 이번에는 기필코 끝까지 하겠다"며 "만약 올해에 국가보안법이 폐지가 안되더라도 내년에 싸움을 계속하기 위해서도 동지들과의 신의를 위해서라도 약속은 지켜야 한다"면서 단식 농성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종린 명예의장은 송위원장의 단식농성에 대해 "어렸을 적 신문에서 인도의 간디가 수 십일동안 단식을 벌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었는데 간디도 단식하면서 끌고 다니던 양의 젖을 먹으면서 버텼었다고 했는데 그런 것도 먹지도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은 대단한 투쟁이다"고 칭찬했다.
44년동안 옥중생활을 지낸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 선생은 "죽어야겠다는 심정으로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니까 힘내라"고 응원하고, 비전향 장기수 김영승 선생도 "감옥에서 단식할 때는 물도 안먹고 싸웠었는데 그때보다는 많이 좋은거니깐 기운내라"고 기를 북돋웠다.
그동안 누구보다도 마음고생이 심했던 송 위원장의 부인 김희정(33, 동서울청년회) 씨는 "각오하고 있었으니까"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으나 남편의 의지를 꺾지나 않을까 염려하여 남편 앞에서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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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련 남측본부 최복렬 대외협력국장은 같은 병실에 입원해 복식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 | 17일간의 고통스러운 단식을 마치고 병원에 입원해 복식을 시작한 범민련 남측본부 최복열 대외협력국장은 건강은 어떠냐는 질문에 "건강하게 있으니 걱정말라"면서 말을 아꼈다.
송 위원장은 30여분간의 방문을 마치고 떠나는 원로들에게 "이따가 다시 보게 될 겁니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미니 인터뷰> "남편이 자랑스럽습니다" - 송현석 정책위원장 부인 김희정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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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김희정 씨가 남편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사진 - 김규종기자] | |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의지의 한계를 시험하듯 곡기를 끊고 52일째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송현석 정책위원장의 부인 김희정 씨를 만나 그간의 안타까웠던 심경을 물어봤다.
□ 통일뉴스 : 현재의 심경이 어떤가?
■ 김희정 : 오늘 여야 회담이 결렬되길 바라는 마음만 간절할 뿐이다.
□ 51일 동안 단식하다가 이렇게 병원까지 오게됐는데 어떤가?
■ 각오하고 있었으니까......(눈시울이 붉어짐).
□ 누구보다도 더 마음 고생이 심했을텐데, 단식을 그만두게 하고 싶지는 않았는가?
■ 이번에 꼭 국보법을 폐지시키겠다고 각오한 상황에서 내가 가타부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한번도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오늘 (여.야간) 협상결과도 한번 지켜봐야겠다.
□ 자녀들은 아빠를 보고싶어 하지 않나?
■ 딸이 하나(송마로, 5세) 있는데 아빠랑 전화를 자주 하고 주말 집회에는 같이 참석해 만나고 아빠사진도 자주 보면서 지내고 있다. 매일 같이 보고 싶어한다.
□ 단식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 아내로써 자랑스럽다. 이번에는 (국가보안법을) 끝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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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뉴스 김규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