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님, 많은 분들이 제 심리검사가 꼭 들어맞는다고 신통해 하시는데...사실, 맞을 수 밖에 없는 비밀이 있지요. 체크 한 문항을 다시 한 번 보세요. 이거야 원, "당신은 너그러운 사람입니까? 네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해놓고, "네" 하면, "당신은 매우 마음이 넓은 사람입니다."라고 답해 주는 꼴이죠.^^
그러나 대부분의 심리검사는 다, 비슷한 논리에 기인한 것일 겁니다. 심리검사이지, 점을 보는 것이 아니니까요. 나의 마음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을 잠시 들여다 보는 일, 그것 아니겠습니까?
자아...흐릿하고 여기저기 깨진 보잘것 없는 거울이긴 하지만, 한 번 들여다 보시지요.^____^

CP-16. CP는 비판적인 어버이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높으면 비판적, 낮으면 관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16점인 단비님은 상당히 비판적인 편이십니다. CP가 높은 분들의 특징으로는 이상이 높다, 독선적이다, 완고하고 징벌적이다..등등을 들 수 있지요.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기에 실망하는 일도, 싫은 소리를 할 일도 저절로 많아지는 것입니다. 

NP-10, NP는 CP와는 반대편의 성향이라 할 수 있죠. 양육적인 어버이 자아입니다. 간혹 CP를 부성 자아, NP를 모성 자아라고 부르기도 하니, 이 정도면 두 자아의 성향이 간파되시지요? NP가 높은 분들은 돌보는 것을 좋아하고 타인의 마음에 쉽게 공감하기 때문에 흔히 <착하다>고 평가되지요. 10점이라는 점수만을 놓고 보자면 딱히 문제될 것은 없지만, 아까 CP 점수가 높았던 것과 더불어 생각하자면, NP 소양을 좀 더 높이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  

 A-12, 성인 자아 점수입니다. 정서 혹은 비판의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과 실제에 바탕을 두느냐를 알아보는 점수예요. 쉽게 말하면, 얼마나 철들었냐...가 되겠죠? 12점이라면, 매우 이상적인 범주 내에 계십니다. 단비님은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를 하시는 분일거예요. 

FC-10,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 얼마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느냐를 알아보는 점수입니다.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창의적이고 노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요. 반면 지나치게 낮으면 소극적이라 볼 수 있구요. 10점이라면 이상적인 범주로, 너무 폐쇄적이지 않고 적절히 개방적이다...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AC-19, 적응된 어린이로서의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너무 낮으면 독단적일 수 있고, 너무 높은 경우 어리광을 부리고 의존적이며 환경에 지나치게 순응하여 자기비하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19점....매우 높네요.

단비님은, 상처를 많이 받고 사실 것 같습니다. 서재에서 단비님의 일상을 넘어다 보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좀 옹색하지만요. 전반적으로, 항상 머리 속에 생각이 들끓고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을 매우 들볶을 것 같아요. 각 점수를 단어로 정형화 시켜 보면, CP는 타인 부정, NP는 타인 긍정, FC는 자기 긍정, AC는 자기 부정 성향을 대표합니다. CP는 높고, NP 역시 높지 않으며 AC가 매우 높은 단비님은, 말하자면 다른 사람에게도 자기 자신에게도 부정적인 성향을 갖고 계세요.
이런 구도를 타인의 시각에서 보면, 높은 CP 때문에 어려운 사람으로 비추어서 사실 (이상적인 A 점수로)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차가운 사람>이라 평가받을 수도 있답니다. 그런데 사실, 단비님은 굉장히 여리고 상처 받기 쉬운 사람....

아, 잘 때가 지나서인가, 자꾸 객관적인 분석이 아닌 이상한 곳으로 글이 흘러가네요. 다행스럽다고나 할까, A점수와 FC점수는 사회생활, 즉 현실에서의 생활을 영위하는 데 주요한 축이 되는 점수인데, 둘 다 매우 이상적인 범주라 성격 때문에 일상을 크게 그르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항상 들끓고 있을 머리 속, 마음 속은 좀...그렇죠?
특별한 대안은 아니지만요, 화나는 일, 화나는 사람(대상) 생겼을 때 잠시 되뇌어 보세요. '내가 너무 많은(높은) 것을 원하는 건가?' 아마도, 단비님에게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상대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상처내는 일은 금물. 자기를 깎아내리는 것도 금물. 단비님의 서재, 그 속의 글만 보고 전부를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보기엔 매우 멋진 분입니다. 자기 자신에게라 할지라도 결코 홀대받아선 안 되는 매력의 소유자이신걸요!  
참, 그리고, 힘들 때는 가까운 누군가에게 기대보는 것도 필요하답니다. 다른 사람에게 실제보다 더 단단하고 차가운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그닥 즐거운 일은 아닐겁니다. "나 이래저래 힘들다~위로해 줘~"하며 부비대는 단비님을, 의외라고 생각하며 좀 더 편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요.

안아주고 싶은 단비님, 주제넘은 글이 님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미흡한 부분은 꼭 물어봐 주세요. 새벽, 멍한 상태라...그리고 오랫동안 심리검사 페이퍼를 쉬어서, 사실은 제 글에 살짝 자신이 없네요.
오늘 하루, 즐거운 일 가득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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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rain 2004-08-0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항상 머릿 속에 참 많은 생각이 맴돌곤 한달까, 제가 느끼기에도 제 자신에게 제가 상당히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 막내에 늦둥이인데도, 그런것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듣지요...^^ 아마도 강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조금 풀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음..그리고 AC 점수로는 독수리 5형제에 거뜬히 들지 싶네요...

진/우맘 2004-08-04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비님, AC 높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리...이젠 5형제로 안 된답니다. 무슨, 학급이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까봐요.^^
웅, 그 이론을 기초로 한 에고그램 체크리스트, 간단한 거야. 미술치료 과정 중 집단 상담 때 있었지. 내가 볼적시에 너는....AC!!! CP도 매우 유력하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