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7. 19. - 올해의 73번째 책

★★★★

몇 년 후의 아이들을 위한 서가를 꾸리는 것...내 오랜 꿈들 중 하나이다. 나 어릴 때 혹 빠져 읽은 <키다리 아저씨>, <빨간머리 앤>을 비롯하여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이렇게 나이 먹도록 못 읽은 <메리 포핀스> 같은 책들. 게다가 <톰 소여의 모험>이나 <해저 이만리>등등의 책들도 이제 멋드러진 완역본으로 출간되는 것이 유행이니...그런 책들을 작은 책꽂이 하나에 줄줄이 꽂아 놓고 바라보면, 얼마나 뿌듯할까?^^

하지만 지금 읽을 책 챙기기도 허덕거리는 처지에서 그 서가는 언제나 그냥 꿈일 뿐이었다. 헌데 지난 주, 책을 두 권 선물받았다. <왕도둑 호첸플로츠>와 <호첸플로츠, 다시 나타나다!> 만두님이랑 밀키님은 어릴 때 읽어 본 기억이 난다며 반가워 하시는데, 난 처음이다. 나와 울 남매들은 모두 계몽사가 키웠는데, 계몽사 명작선 목록에는 없었나 보다.^^ 틈 날 때마다 찾아 읽었는데, 나중에는 틈이 안나도 들고 읽게 되었다. ㅋㅋㅋ 이렇게 재미있다니!

아이들 책을 고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가 먼저 읽어보는 것. 그리고 가장 좋은 독서지도는 함께 읽고 느낌을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 읽어주는 그림책들이야 먼저, 또는 함께 읽는 것이 당연히 가능하지만...아이가 더 자란 후에는 과연 그것이 얼마나 가능할까 걱정스러웠다. 만만치 않은 분량을 소화하기도 어려울 테고, 혹시, 그 책들이 재미가 없을 정도로 동심이 바랜 후라면? 헌데 호첸플로츠를 읽으며 끌끌거리는 것을 보니 나, 아직 그렇게 삭진 않았나보다. 그게 아니라면 영원한 걸작은 나이를 초월해 재미를 주는 것이거나.

자, 이 호첸플로츠 두 권으로, 그저 꿈이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서가' 꾸미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련다. 다음 타자는 메리 포핀스, 이번엔 꼭 사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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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7-19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몽사에는 없었지요. 저희 집도 계몽사 아저씨한테 참 많이 사 봤는데. ^^
호첸플로츠 시리즈가 어디 들어 있었더라? ㅡ.ㅡa
친구에게 빌려 읽었는데, 꽤 재미있었어요. 꼬마탐정 에밀시리즈도 있었고.. (이것도 재밌더라구요.) 메리 포핀스, 꼭 사세요! ^ㅁ^

호랑녀 2004-07-19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어릴 때는 몰랐어요. 도서실에서 일하면서 알게 되었죠. 독일 어린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죠? 3탄, <호첸플로츠 또 다시 나타나다>도 있습니다.
진짜 재밌죠? 우리학교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는 책입니다. 책이 너덜너덜 해졌어요 ㅠㅠ

즐거운 편지 2004-07-19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책 고르다 이지경(?)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 즐거운 일이니 다행이긴 하지만요. 아이들 책에 관한 공부가 끝이 없네요. 진우맘도 깊숙이 빠지신 듯...^^


진/우맘 2004-07-19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지님> 고르기만 하고...막상 실천은 못 하는..^^;;
호랑녀님> 너덜너덜한 책을 보면, 아이들이 정말 많이 읽었구나....하고 감탄해야지요, 뭐. 애들한테 '책 깨끗이 보라'고 강요하는 건,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그죠?
판다님> 판다님은 정말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 한다니까요! 매번 감탄....

panda78 2004-07-1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책과 소설책만 보는 데요, 뭐... 사회과학 서적은 손도 못 대고.. ^^;;;

LAYLA 2004-07-19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때 본기억이 나요 ^^ 제 기억으론 무지개 시리즈 은하수 시리즈 해서 60권씩 세트로 있었는데 거기 있었거든요 =ㅁ= ㅎㅎ 음,...금성 책 같은데...예엣날~ 에 본 거라서 ㅋㅋ

밀키웨이 2004-07-20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렸을 때 제일 좋아하던 동화책이 이 호첸플로프하고 사과나무 위의 할머니, 그리고 탓신다였다니까요 ^^
아..정말 그 때 그 책들 다시 다 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