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한가지밖에 못하는 남자 잔소리를 멈추지 않는 여자
앨런 피즈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아....부담스럽다. 내 생애 최고의 혹평을 품고 걸어들어왔더니만....최초의 리뷰어라니.-.-;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지? 리뷰란 어차피 책을 접한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써 주는 것 아닌가?

지난 토요일 밤, 잠이 오질 않아서 우연히 빼 든 책이다. 다 읽는 데 1시간도 안 걸렸다. 중간중간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내 감상은 '별로다.' 왜 별로 였는지 주된 이유를 한 번 따져볼까.

1. 이거....시집이었나?

보통 책을 평할 때 '함량미달이다'고 말할 때는 양보다는 질을 칭함이다. 하지만, 이 책은 질 이전에 분량에서부터 함량미달이다. 시집도 아니면서, 보통 소설책의 4/5 크기에 페이지는 159페이지. 게다가 그 페이지 중 절반 가량이 지면의 반에도 못 미친다면? 심지어 말주머니 안에 짧은 문장 한 두개가 자꾸자꾸 반복된다면? '함량미달'이란 말은, 이런 때 써도 되지 않을까?

2.그거....믿어도 되나?

그래, 좀 억지럽긴 하지만....책이 전제하고 있는 일반화를 수용한다고 치자. 세상 남자와 여자가 몽땅 그렇게 하얀색과 검은색처럼 깔끔하게 두 부류로 나뉜다 치자. 그 근거로 자꾸 뇌, 뇌 하는데....

뇌 스캔을 해보면, 남자의 두뇌는 휴식 상태일 때 전기 활동이 최소한 70퍼센트 중단된다. 반면에 여자의 두뇌는 같은 상태에서 전기 활동의 90퍼센트가 계속 유지된다. 그래서 여자는 끊임없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여자는 자기 아이의 친구들, 희망, 꿈, 연애담, 비밀도 알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기분은 어떤지, 어떤 말썽을 계획하고 있는지까지도 전부 안다. 하지만 남자는 같은 집에 사는 '자그마한 인간들'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다.

이거...그대로 믿어도 되는 건가? 뭐, 과학서적이 아니니 과학자의 이름과 실험의 오차율을 그린 통계표가 나올 필요는 없다고 쳐도...책 말미에 참고 문헌 한 개라도, 각주 하나라도 달아줬더라면 내 마음이 요만큼 찌뿌등하지는 않겠다.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천상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서로 이해하고 잘 지내보자...뭐, 그런 의도로 씌여진 책 같다. 하지만 내 눈에는 남자들 머리 속에 '참 내, 여자들이란...'이라고 정의된 이/해/못/할 상상의 동물에 대한 사육 텍스트로 읽힌다. 어? 앨런 피즈와 바바라 피즈가 공저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앨런이 그런 짓을 저지르는 동안 바바라는 무얼 했나? 아...하긴. 그 텍스트를 참고할 남자들을 페니스 밖에 없는 무뇌인들로 묘사해 놓았으니, 막상막하네.^^

그래도....'가끔은 큭큭거릴 유머러스 한 부분도 있었다'고 한다면....죽을만큼 패 놓고 대일밴드 하나 발라주는 꼴이겠지?^^ 안 하던 독설을 퍼부으려니 자꾸 뒤가 켕긴다. 자꾸 머리가 무겁고 만사 귀찮은데 가벼운 책 한 권 들고 화장실에나 가야겠다면....그럴 때 들고 가면 딱 좋겠다. 하지만, 여자친구(혹은 남자친구)의 마음을 좀 이해해 보고 싶다....뭐, 그런 학구적인(?) 이유로 집어들면 위험하다! 잠시 웃고 흘려보내야 할 내용이다. 내 생각엔 그렇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8000원이나 받기에는 잉크를 너무 아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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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7-05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읽으신 이유는 혹시...저와의 책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함이신가요? 이걸로 67-67 동점이 된 듯.... 혹평할 책은 혹평하셔야죠. 리뷰 잘 쓰셨어요!

진/우맘 2004-07-05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마태님이 그러실 줄 알았어요.^^

진/우맘 2004-07-06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하다기보단, 소심한거지...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