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즐겨 찾는 서재 브리핑>을 길잡이 삼아 마실을 다니는 요즘, 눈치챈 사람은 없겠지만....마이리뷰 카테고리 하나가 줄었다. 헉....삭제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제목이 생각이 안 나냐....-.-;; 여하간, 내가 좋아하는 리뷰들만을 따로 모아 놓은 방이었다. 예전에 썼던 마음에 드는 리뷰나, 스스로 평가하기에 가장 나답고 그나마 쓸만하다는 리뷰들을 모아 놓고, 가끔 자뻑에 빠지거나^^;; 첫 방문자에게 나를 브리핑 하는 공간으로 삼고 싶었던 것이다. 헌데...근래들어, 그 방이 의미가 없어졌다.

여러 번 밝혔지만, 내가 처음에 리뷰를 쓰기 시작한 것은 오백원 때문이었다.(이젠, 많은 사람들이 그랬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 덜 부끄럽다!!^^) 안 읽은 책을 읽은 척 하고 쓰거나, 남의 리뷰 퍼오는 짓 말고는 리뷰 수를 늘리기 위해 안 한 짓이 없었다. 퇴근길 서점에 들러 그림책을 훑어보고 메모를 하기도 하고, 나중엔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건지...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읽는지 헷갈릴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런 비몽지경에서 쓴 글들이 제대로 된 것일 리가 없었고, 마음이 담기지 않았기에 애정이 갈 리가 만무했다. 리뷰들은 모두 간단한 단상, 오백원 어치의 문장 조합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쭉정이 가운데에서 가끔 feel 받아^^ 쓴 리뷰들을 추려 놓는 일이 필요했던 것이다.

헌데...요즘은, 그렇질 않다. 읽은 책 전부에 리뷰를 쓰지 않아도 된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책에 대해 공들여 문장을 고르는 시간...그리고 그 결과물 모두가 소중하다.

고등학교 때 까지는 제법 <한 글 하는> 축에 낀다고 자부했던 나. 헌데 대학에 들어가 교양으로 들은 국문학 강좌에서 제출한 영화감상문은,  <감정 과잉, 지나친 수사>라는 시뻘겋고 잔혹한 코멘트를 달고 돌아왔다. 헉...그 때의 충격이라니.... 사실, 나 자랄 땐 그랬다. 아직도 별을 노래하는 문학 소녀에 대한 동경이 남아있던 때여서일까? 다양한 수사를 가미해서 문장을 꾸미는 것이, 자신의 진의를 전달하는 것보다 더 중시되었다. 아직도 내 글에는, 그런 잔재들이 많다. 아니, 온통 수사와 감탄사 투성이다.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고 나서 '좀 줄이자'고 그리 다짐했건만....오래도록 몸에 밴 글버릇은 쉬이 고쳐지질 않는다. 그런 수사의 과잉, 그리고 평어보다는 조금이라도 있어보이는 단어를 선택하려는(그 결과 문장이 균형을 잡지 못해도...) 내 지적 허영심으로 인해 내 글은 그닥 좋은 것이 못 된다. 혼자 읽고 눈물 짤 일기가 아닌바에야....

그래도 어쩌나. 난, 내 글이 좋은걸.^^ 느낌이 막 달려와서 손이 그것들을 미처 못 받아낼 지경의 글쓰기를 끝내고 난 뒤의 뿌듯함....그 느낌이 좋은걸.^^ 그래서 요즘의 리뷰는, 하나같이 내게 소중하다. (휴우...삼천포로 빠지던 글을 간신히 돌려세웠다.^^;;)

서재엔 리뷰 잘 쓰시는 분들이 참 많다. 정갈하고 깔끔해서 백자같은 마냐님의 리뷰나, 넋을 잃고 포옥...빠져들게 되는, 책보다 리뷰가 더 매혹적인 카이레님의 글. 그 밖에 많은 리뷰들로 인해 매일매일이 즐겁다. 하지만, 그 어떤 리뷰도, 나에게 내가 쓴 것만한 가치가 있을까? 이 자뻑(!) 정신이야말로 끈질긴 서재활동의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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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력당원에게 고함!!! 나는 글빨이 딸려서 리뷰는....거시기하고, 구경만 할텡께~ 하는 당원 여러부운!! 투철한 자뻑 정신으로 무장하고 빨랑 리뷰 잠 올려보소.... 나는 당원 여러분의 살아 펄펄 뛰는 리뷰에 목이 타 죽겄구먼...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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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6-16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조금더 기다리게 하며.. 진/우맘님 애간장을 태워볼까나;;;;;;; =3=3=3

진/우맘 2004-06-16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수니님도 리뷰 쓰셨더이다.
얼른 쓰지....친구!!!!

sooninara 2004-06-16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썼어..^^ 이거이 기분이 대중 목욕탕에서 옷벗고 아는 사람 만나서 황당해지는 기분이구만..
다른이들은 몸매가 쥑이는데 나만 울퉁불퉁 군살이 다 보이는..챙피해~~~
다른분들이 글솜씨가 너무 좋아서..비교되잖어...힝...진우맘도 알라딘에서 베스트탑에 들어가고..난 아줌마 수다로 쓰기로 맘잡으니 그나마 편하드만..

진/우맘 2004-06-16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헹! 뿡!!! 기막히게 뽑으셨더만요~~ 벌써 추천 한 방 찍고 왔습죠, 네에~~^^

sooninara 2004-06-16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 과잉, 지나친 수사>진우맘처럼만 쓸수있다면..ㅠ.ㅠ..저거이 교수가 괜히 빨간글씨 체크하느라 남긴거고..당신은 알라딘의 허브아닌감..겸손한척 하지 말게나..공주시스터즈끼리...

진/우맘 2004-06-16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___________^;;;; 들켰다....그러게, 자뻑이라잖아요, 자뻑!!

밀키웨이 2004-06-16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항상 생각하기를 말이죠
진우맘님은 철녀임에 틀림없다.
아니....애 키우면서 언제 저 책들을 다 읽으신걸까..

전 그게 늘 대단했거든요.

또 가끔씩은 내가 쓰고도 정말 마음에 드는 자뻑(^^)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죠

▶◀소굼 2004-06-16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 쓰시지요^^;

진/우맘 2004-06-16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 철녀....어제밤 새벽까지 무리하고, 지금 삭신이 쑤십니다. 으흑....
소굼님> ??

nrim 2004-06-16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 나보고 한 소리지?

비로그인 2004-06-1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려보소!!

마냐 2004-06-16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칭찬의 달인 마OO님 탓인지...자꾸 칭찬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슴다. 제 리뷰 때문에 책 샀는데, 재미없다는 분들에게 죄송할 따름이죠. 암튼, 저 역시 500원 바라보고 살던 시절...굉장히 옛 추억같은 느낌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