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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와 도깨비 ㅣ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1
이상 글, 한병호 그림 / 다림 / 1999년 11월
평점 :
이 책은 재미있다. 아주 사적인 근거이지만...요즘 부쩍 산만해져서 그림책 한 권을 끝까지 듣는 일이 별로 없는 딸아이가, 첫 날부터 두 번 이상 <앵콜>을 신청했다. 사실 딸아이 뿐만이 아니었다. 읽는 나도 신이 나고 즐거웠다. 왜일까? 아마도...옛 것이면서도 창작 동화인 이야기의 참신함과, 그 이야기를 든든히 받쳐주는 해학적인 그림 때문일 것이다.
이상이 남긴 유일한 동화라 했겠다... 틀거리는 우리 옛이야기 그대로인지만, 구석구석 창작물 특유의 신선함이 배어 있다. 원래는 게으름뱅이라는 돌쇠와 산오뚝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새끼 도깨비, 이 두 등장인물도 특이한데, 황소 뱃 속에 들어가 살다 나온다는 줄거리도 새롭다. 대부분의 옛 이야기는 어린시절부터 그림책이나 각종 미디어 속에서 봐 와서 익숙하기 마련이다. 익숙하다는 것은 친근하여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기에 흥미는 조금 덜하다는 단점도 동반한다. 그런데 <황소와 도깨비>는 우리것의 친근함에 창작이라는 신선함이 점철되어 더욱 재미있는 것이다.
게다가 해학이 넘치는 그림은 어떻고. 대사(?) 한 마디 없는 황소이지만, 그림 속의 황소는 표정이 너무도 풍부하여, 주연급이라는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 어찌 보면 우리 도깨비라기 보다는 서양의 꼬마 악마같은 모습을 한 산오뚝이도 귀엽고 깜찍한 모습이라,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이 꼬마도깨비에게 매료되고, 산오뚝이와 황소가 모두 무사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게 된다.
이래 흥 나고 저래 신 나서, 꽤 많은 분량의 이야기가 무리 없이 술~술 읽힌다. 검색해보니 알라딘에서는 초등1학년 정도의 수준이라고 분류해 놓았는데, 5~6세의 유아들도 큰 무리 없이 즐겁게 볼 수 있겠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조만간 구입할 예정이다. (새 책이 도착하면 그림을 찍어서 꼭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