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나를 좋아한다고 뜨겁게 맹세해놓고
몇 년됐다고 다른여자의 꽁무닐 쫓아다녀~~
진짜오해야 정말 잘못 본거야 눈뜨면 거짓말이야
믿고싶지만 참고싶지만 요번엔 딱 걸렸어~~
못나갈때 바리바리 거둬서 인간 만들어 놨더니
먹고살만 하니까 나를 배신해~~
에라 몹쓸사람아 앞으론 국물도 없다
싫어지는 인생사가 나를 울려버리네
잘하겠다고 정말 잘하겠다고 죽도록 맹세 해놓고
몇년됐다고 다른 여자의 선물을 사고다녀
한번뿐이야 아니 두번뿐이야 툭하면 거짓말이야
믿고싶지만 참고싶지만 내주먹 맛 좀봐요
못나갈때 바리바리 거둬서 인간 만들어 놨더니
먹고살만 하니까 나를 배신해
에라 몹쓸사람아 앞으론 국물도 없다
싫어지는 인생사가 나를 울려버리네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명곡이 탄생했다. 바로 김혜연의 <화난 여자>. 시원한 가사에 감칠맛 나는 노래는 트롯을 시시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라도 한 번 쯤 솔깃하게 할 것이다. 트롯에는 사랑의 환상 보다는 사랑의 실제가 담겨있다. 발라드가 은유법이라면, 트롯은 직설법이다. 그것도 아주, 유쾌한 직설법.
이쯤에서 책 한 권 소개해본다.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부제처럼, 대중가요를 통해 바라본 우리 시대의 이야기이다. 사실 난, 이런 책 잘 안 보는데...독서인단의 텍스트였다. 처음엔 억지로 봤지만, 읽고 나서는 보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저자인 이영미씨는 예리한 구석이 있는데다가, 읽는 사람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글쓰는 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트롯도 도입될 때는 인텔리들의 전유물이었다. 지금은 지식인들의 전유물인 재즈가 원래는 흑인 빈민층의 음악이었던 것처럼, 어느 틈엔가 자리를 바꿔 앉았을 뿐. 우리 대중가요의 역사를 즐겁게 돌아보는 사이 말로만 되뇌이던 <사회의 부조리>가 가슴에 와 닿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난 <가요무대>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시아버님을 좀 더 이해하게 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