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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날아오르자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61
허정윤 지음, 이소영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4월
평점 :

한자리에서 평생 누군가를 높이 올려주는 존재가 있습니다. 저의 아이가 놀이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친구 바로 그네입니다. 그네는 놀이터에 한두 개 밖에 없어 줄을 서야 하는 인기 템이 죠. 아이는 탈 때마다 "엄마, 달 나라 갈래! 우주로 높이높이 보내줘" 합니다. 아래에서 위로 쑹하고 올라가는 기분, 늘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평생 한자리에서 사람들을 날게 해주는 그네는 어떤 꿈이 있을까요? 이 책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어른 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날고 싶은 꿈을 가슴에 품은 채 현실과 타협한 우리들. 언젠간 매달려 있는 긴 꿈을 풀고 저 멀리 훨훨 날아갈 수 있겠죠?

바람이 부는 곳
그네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며, 자신의 위에 올라 힘껏 하늘로 뛰어오를 친구를
이윽고 공원에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옵니다.
묵직하게 견뎌 내야 하는 시간이 찾아온 거야
그네는 말합니다. 묵직하게 견디어 내는 시간
그렇죠
매일매일은 무언가로부터 견디어 내는 시간이죠
회사를 가는 사람
학교를 가는 사람들
집에서 누군가의 하루를 온전히 책임져주는 사람들
아니면 긴 기다림에 지쳐있는 사람들
저는 저 문장이 참 가슴에 확 와닿았습니다.
묵직한 무언가를 견디어 내고 있다는 생각에, 지금 내가 견뎌 내고 있는 숙제는
과연 무엇일까? 생각도 해보고요
정오의 햇빛도 스려자 가
갈색 잎도 하나, 두울
떨어지고 있어
모두가 떠난 곳에 혼자 남은 그네는 지쳐 쓰러집니다.
늘어져 있는 그네를 보니 육태 후 침대에 걸 터 앉은 제 모습이 겹쳐 보이고 합니다.
엄마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 봅니다.
엄마로서 누군가의 부인으로 살아가는 요즘
그 들이 하늘로 날아갈 수 있도록 그네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가슴이 아렸습니다.
저의 아이가 우주로 가고 싶다면 멋진 우주선을 만들어줘야 하고
같이 사는 짝꿍이 힘들지 않게 편안한 생활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네도 하늘이 궁금합니다.
하늘을 날고 싶습니다.
어느 날 밤 온 동네 동물들이 달려와 모두 타올랐습니다.
아,
우리 그네 어찌 될까요?
바람에 흐드러지는 풀의 색감이
현실과 동화의 경계를 넘어 풀어내는 이야기가 참 어울리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색깔이 참 다채롭다는 생각을 하며
따뜻한 위로가 좋았던 책
아이와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출판사로부터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