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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치료세계를 아십니까? -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23년 1월
평점 :

그리고 마음의 병은 개인의 의지와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제 손에 있는 작은 상처들
무릎에 있는 멍 자국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생겨난 것들입니다
저를 다치게 하고 아프게 하는 것들은 늘 외부에 있지만
저는 그것들의 존재를 의식도 하지 못한 채 늘 상처 입고 말았습니다.
마음도 그랬습니다.
다친 제 마음은 단단하지 못한 저의 문제라고 여기며 스스로를 다그쳤습니다.
그 정도로 나약해지지 말라고요
이러한 잣대는 저뿐만 아니라 남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마음이 아픈 친구들에게
겉으로는 힘내, 괜찮아, 다 그런 거야라고 말을 해줬지만
진심으로 그런 마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 한 편으로
'내가 제보다 더 힘든 상황인데'
'나는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씩씩하게 이겨냈어'라며
어줍지 않은 상황 판단만 하고 있었네요.
이런 저에게 정말로 중요한 건 자기 객관화, 그리고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이번에 읽은 "정신분석 치료 세계를 아십니까?"라는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라캉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저는 이번 기회에 라캉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좀 생소한 사람입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 정신과 의사. 프랑스어 발음을 살려서 '라캉'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언어를 욕망을 통해 분석하는 이론으로 독창적인 정신분석학 체계를 세웠다. 프로이트 사상을 계승하여, 정신분석학을 구조주의 언어학으로 재해석한 라캉은,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나 무의식이 언어를 통해 구조화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거울 보기, 무의식 연구로 유명한 프랑스 정신분석학자입니다.
혁명적 주장과 이후 마르크스적 사상 때문에 논란이 많은 정신분석학자이지만
그의 무의식에 대한 연구, 거울 단계의 분석은 당시에 많은 인기를 끌었고
현재도 이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라캉의 이론을 토대로 자신을 들여다보며 스스로의 무의식을
탐험해 보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 저자가 개입하여 좀 더 쉽게 설명해 주고
중간중간 시를 통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줍니다.
읽다 보니 대학교 교양시간이 생각납니다.
꽤 나이가 지긋했던 교수님이셨는데, 심리학 교양시간에 이런 시나 글귀를 자주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땐, 이런 말들이 참 귀에 안 들어왔는데
이제 글귀가 제 맘 같은 건
제가... 나이가...


이 책의 핵심은 ‘말하는 사람이고, 말하는 무의식이다.’이라고 합니다.
라캉이 말 말하는 무의식은 ‘현상의 무의식’입니다.
오늘을 사는 사람은 먹는 것보다 아는 것이 더 많아 정신이 더 문제이고,
질병의 가장 큰 원인도 말로 인한 억압이 더 큰 현상으로 봅니다.
또한 우리는 불안하고 우울합니다.
그 느낌은 생명의 떨림이고 울림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없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있을 존재에 대한 명분이 없다고 무의식 주체에 대해 설명합니다.
사실 이 책은 쉽게 덤벼볼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일단 라캉의 이론 자체가 쉽지 않고
무의식에 대해 우리가 아는 배경지식은 희미하니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다 읽고 나서 내가 얼마나 이해했을까?
라며 책을 덮었습니다.
아마 25년 저자의 내공을 한 번에 소화하기에는
저의 내공은 아직 미비한가 봅니다.
그럼에도 책 중간중간 거울 보기를 통해 자신을 생각해 보고
무의식에 대해 고민해 보고
결국 삶이란 자신을 알아가며
세상과 타협하고
그 안에서 의연하게 대처하는 거대한 항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