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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비밀 친구
경혜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평점 :

언젠가 아이가 저에게 죽음과 이별에 대해 물어볼 때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아마도, 그건 생각보다 먼 훗날 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대답이 필요한 일이겠지요.
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봅니다.
부재와 이별
저는 주인공 아이처럼 일찍 이별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픈 가족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이별을 덤덤해지니까
아픈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
병원은 낯설고 건조합니다.
아빠 또한 혼자 일을 하며 병원비에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느냐 많이 지쳤겠지요
아픈 사람도 힘들지만 아픈 사람 곁에서 온전하게 생활을 감당해야 하는 이들도 힘듭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어깨에 지고 병원으로 향하는 부녀의 모습
어린 시절 제 모습이 떠올라서 뭉클해졌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주인공은 엄마에게 동화책을 읽어줍니다.
그런데 엄마 대신 비밀친구 "두리"가 나타납니다.
긴 터널을 건너고 있는 나에게 두리는 갑자기 나타난 기적이자 선물입니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상황에서 멋진 세계로 데려다주는 친구
커다란 공룡은 엄마처럼 친구처럼 사소한 일상을 채어줍니다.
아이의 세상도 그렇게 사소하고 다정한 챙김으로 온전해지는구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아이는 두리를 통해 서서히 이별을 받아 이들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아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고요
아이는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별하는 법을 알려주지 않으니
자신의 비밀친구를 통해 그 과정을 견디어 냅니다.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이 무너지는 그 기분.
우리는 알고 있지만 잊고 살았나 봅니다.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그림체가 더욱 애잔하고 쓸쓸해 보여서
마음이 쓰이는 책이었습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사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그림책은 아이의 시선에서 왜 비밀친구가 나타났는지
아이에게 어떤 말로 위로를 해줘야 하는지 고민을 만들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