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의 맛 - 유튜버 자취남이 300명의 집을 가보고 느낀 것들
자취남(정성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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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오피스텔에서 자취를 시작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혼자 독립을 외치고 호기롭게 집을 구하다 보면 부딪치게 되는 현실의 벽. 수중에 갖은 돈으로 구할 수 있는 방은 나 혼자 눕기도 좁은 반지하 혹은 옥탑방이 전부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혼자 사는 삶을 꿈꾼다. 내 취향이 반영된 집, 청소를 하지 않아도 씻지 않아도 잔소리할 사람이 없는 나만의 공간.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소한 재미가 있어 옛 생각을 나게 했다. 내 십여 년의 자취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든 책, 자취의 맛은 자유! 자유! 자유가 아닐까?




독립을 선언하고 꿈꾸며 그리던 방이 있다.

넓지 않아도 해가 잘 들어왔으면, 창을 열면 바로 나무나 공원이 보였으면.

집 안의 화이트와 우드가 잘 어우리는 인테리어였으면 하는 그런 꿈

그러나 현실은 곰팡이 공격에도 울면서 락스로 벽을 닦아내야 하는 방에 살게 된다.

그나마 내가 살던 지역은 전셋값이 저렴한 편이라 나중에는 돈을 모아 해가 잘 드는 넓은 원룸을 구해

꽤 편하게 살았다.

문제는 서울에 올라오면서, 내가 가진 전셋값으로 서울에 오래된 방 한 칸 마련한 기도 어려워졌다.

구하다 구하다 우이동까지 가게 되고 오래된 주택의 옥탑방에서 서울 살이를 시작하였다.

물도 잘 나오지 않고 좁고, 더운 집 

그래도 내 공간이 있다는 것, 지친 하루의 끝을 혼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마감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힘이 된다. 

 

통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넘고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야 유학 혹은 취업으로 혼자 사는 것을 선택했지만 요즘은 비혼과 각자의 선택으로

혼자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과연 그런 이들을 '자취생'으로 부르는 것이 맞을까?

1인 가정이란 표현이 더욱 적절할 듯

자취생이란 단어가 가진 빈곤해 보이는 느낌보다 1인 가정이라는 완전한 주거 환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유튜브가 쓴 책이 '자취의 맛'이다.

저자가 300곳이 넘는 자취 집을 찾아가 삶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은 32만 명이 넘을 만큼 인기 채널이다.

누군가의 집을, 자취의 집을 방문하는 콘셉트의 동영상들

우리가 타인의 삶을 얼마나 궁금해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직업도, 나이도, 성별도 다른 사람들이 1인 삶을 그려내고 있다.

애주가의 집, 정리를 병적으로 하는 사람, 고급 오피스텔부터 손수 만들어낸 인테리어 작품까지

사람들은 각자의 공간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킨다.

같은 공간이라도 누가 사느냐에 따라 집에서 풍기는 냄새와 분위기는 전혀 다르듯이.

공장처럼 찍어내는 아파트조차 자세히 보면 사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다.

가끔 전세나 월세로 사는 집에 굳이 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하냐고 묻는 이들이 있었다.

나 또한 전에 살던 집 벽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스스로 도배를 새로 하였다. (집 주인 허락 후)

잠시 살던 곳이라도 그 시간만큼은 잘 살고 싶은 마음.

내 것이 아니지만, 사는 순간 시간은 온전히 내 것이니 행복하고 아늑한 시간을 사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고 할까.

집을 고를 때 가장 난감한 것은 어떤 주거 형태를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이다.

대부분 원룸촌에 있는 빌라에서 거주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간혹 비싼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주거의 선택은 경제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꽤 일찍 깨달았다.

드라마에서 가난한 여주인공이 옥탑방에서 지지리 궁상맞게 살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그곳에 살아본 사람은 알 수 있겠지.



 

독립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혼자 사는 이유, 자취, 독립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담아낸 책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사회의 단면을 알 수 있게 된다.

혼자가 편해진 세상

누군 과의 속박 같은 관계가 어려운 세대

외롭지 않은 것이 당연해진 문화

사람이 아니더라도 공허한 시간을 채워 줄 것들이 너무나 많은 요즘

1인의 삶이란 책임감을 멋지게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는 이야기.

그럼에도 어디선가는 곱지 못한 시선으로 혼자 사는 이들을 흉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

결혼과 출산이 인생의 목표와 상장이 되는 사람들의 잔소리는 그냥 흘려보내자.

정말로 나는 1인의 삶을 응원한다. 

혼자 살아서 느낄 수 있는 재미와 자유로움은 꼭 붙어살아야 한다고 믿는 우리 민족에게는

흔하지 않는 행복이기 때문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나에게 자취의 삶은 과거로 남아있지만

간혹 모든 것이 귀찮아질 때 혼자 노을을 보며 마시던 맥주 한 잔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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