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김선희 지음 / 까미노랩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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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이 노래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었다.

전혀 종교적인 색깔이 없는 책이었지만, 그럼에도 순례자의 노래가 여러 번 생각났다.

왜 그랬을까? 순례자가 무엇이길래.

저자는 이미 스페인 순례자 길을 완주한 경험자이다. 저자가 두 번째로 선택한 순례길은

아직 한국인에게는 낯선 포르투갈 순례길.

저자는 2019년 봄에서 여름을 거쳐 포르투갈을 걷고 돌아왔다. 그리고 아직 정보에 적은 이곳을 다른

순례자들을 위해 아주 자세히 기록하고 정보를 담아냈다. 그 귀한 정보가 담긴 책이 이번에 읽은

아주 친절한 포르투칼 순례서이다.

 

책을 받아들고 순간 당황했다. 요즘 여행책 혹은 이러한 순례길, 한 달 살기 책들은 글보다 사진이 많기 마련인데

이 책은 사진 정보는 거의 없다. 온전히 글로만 쓰인 순례길, 여행책이다.

마치 25년 전에 읽은 한비야 작가의 책 같았다.

사진도 없이 어떻게 여행책을 읽지? 10분 만에 내 머리에는 포르투갈이 아주 자세하고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저자가 설명하는 포르투칼을 머리에 그려내니, 이미 나만의 포르투갈이 멋지게 순례자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얼마 만에 하는 이런 경험인지

미디어에 익숙해져서 상상하고, 그려내고,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어색한 요즘

반갑고 즐거웠다.

(책 중간중간 QR코드를 찍으면 유튜브로 넘어가 실제 상황을 볼 수 있다. 난 책을 다 읽고 마지막에 봤다)

저자의 포르투갈 까미노의 첫 순간부터 심상치 않다.

우연히 만난 현지인 순례길 단체와 함께 길을 오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저자의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에게는 나쁜 일은 생길 인은 없다'라는

생각은 우연한 만남을 필연으로 만드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여행작가로서 오랜 시간 보냈고, 여행전문가로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도 했지만

원래 자신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편견 없는 자세가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 같았다.

첫 만남에서 일행과 떨어져 현지인들이 대사관에 실종 신고까지 하게 만들었던 일화

평범하지 않는 이 길이 어떻게 끝날까 숨 조리며 읽는다.

13kg가 넘는 배낭을 메고 뜨거운 해를 등지며 걷는 길, 하루에 30km 걷는 것은 예사인 일정은 보는 내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빈속에 커피 한 잔 혹은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보내는 순례의 길은

정말로 과거 순례를 위해 길을 나서던 순례자들과 닮아있다.

혼자 걷기 위해 나섰지만 혼자여서 외로웠던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소통하고 함께한다.

걷는 속도가 다르니 걷는 길에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언젠가는 그 길에서 만난다는 저자의 이야기

삶 또한 그러지 않을까?

같은 믿음과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언젠간 만난 게 된다는 것

그래서 만난 사람은 만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포르투갈 사람들의 순례는 흔하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많은 이들이 4월에 파티마를 향해 걷는다고

신앙심이 깊은 민족답게 매년 순례 행렬을 멈추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참 부러웠다.

어릴 때 국내 순례 여행 한 기억과 대학 때 전국 도보 성지 순례했던 기억이 났다.

힘들었지만 20년이 지나도 기억나는 든든한 추억이다.

책을 덮고 중 유투 스보로 내가 상상했던 포르투갈을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햇살이 충분해 아름다운 거리, 건강한 거리와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새벽녘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거리를 나서는 저자

마치 내가 저자가 된 듯한 기분을 내며 길을 걸어본다.

정말로 떠나고 싶어졌다.

언젠 갈 수 있을까? 하는 답답한 마음

모든 엄마들이 같은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과 가고 싶은 곳들을 참고 사는 거겠지.

순례길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에 대한 글이다.

거리에서 만나 사람들, 같이 걷던 동료들 한국인 동생들 책은 걸으면서 만난 사람들과 사연들이 가득하다.

역시 사람은 사람이 필요한가 보다.

이번에 읽은 순례길 책은 글로도 여행을 충분하고 멋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해주었다.

오히려 내 상상 속에 더 멋진 포르투갈을 그려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포르투갈은 아직 한국인들에게 유명하지 않은 길이라고 한다.

저렴한 물가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

아이가 얼른 자라길 바란다. 오늘도, 그래서 훌쩍 혼자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길!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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